부활 제5주일
✠ 요한복음 13,31-33ㄱ.34-35
요즘 계속 읽고 있는 요한복음은 그 첫 머리에 예수님을 빛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빛을 받아들이지 않는 어둠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 세상은 늘 그래왔습니다. 빛과 어둠의 싸움 말입니다. 어둠이 짙어 마침내 어둠이 승리할 것 같은 순간은 예수님의 수난 때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거듭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승리는 빛이 차지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빛의 궁극적 승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유다가 나간 뒤' 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예수님이 배반당하시기 바로 전이라는 말이 되겠지요. 바로 그때 예수님은 당신이 영광스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수난과 죽음이 영광에 이르는 길임을 확신하는 말씀입니다. 그래서인지 첫 두 구절 안에 "영광스럽게 "라고 자그마치 다섯번이나 언급합니다.
수난과 죽음이 영광스럽게 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오로지 사랑으로 산 삶이기 때문이며 그러한 삶은 결코 없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입니다. 사랑으로 사는 것! 그래서 당신을 죽이려고 모함하는 자들, 배반하는 자들을 위해 죽는 것!
바로 사랑으로 사는 삶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 계명으로 주십니다. "서로 사랑하여라."(34) 그런데 여기에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이라는 조건을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당신을 따르는 제자의 표시라고 하십니다.
이제 분명합니다. 세상의 어둠을 이기시는 유일한 빛은 사랑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끝까지 사랑으로 응답하는 것 이것이 지독한 어두움을 몰아내는 길인 것입니다.
내 안에 어둠이 있습니까? 내 주변에서 어둠을 봅니까? 온 세상이 어둔 것 같습니까? 예수님께서 주시는 답은 하나입니다. 사랑하는 일입니다.
얘기 하나로 끝을 맺겠습니다. <스승이 어느 날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낮과 밤이 어떻게 구분되느냐? 제자들은 너무 쉬운 질문이다 싶었습니다. '해가 뜨면 낮이고 해가 지면 밤이지요.' 라고 한 제자가 말했습니다. '사물을 눈으로 파악할 수 있을 때가 낮이고 없으면 밤입니다.' 다른 제자가 말했습니다. 이런 저런 대답이 나왔지만 스승은 그것이 답이라고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제자들은 스승의 답을 기다렸습니다. '만나는 이들이 모두 자기 형제로 보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낮이란다.'>
기도모임 가족들! 세상에 춧불하나 밝히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부족한 사랑을 예수님께서 채워주시리라는 믿음으로 기도하며 주변에 작은 사랑의 불을 밝히는 우리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