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일
✠ 루카복음 9,28ㄴ-36
오늘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 여정 중에 세 제자만을 데리시고 산에 오르십니다. 산은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예루살렘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분을 부활의 영광에 들게할 수난, 고통, 죽음이라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잘 알고 계셨고 또 그 사명을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느님과 대면해야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도 준비시켜야 했습니다.
오늘 복음 앞구절을 보면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를 하시고 제자역시 그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9, 22-24) 예수님께서도 그 십자가의 길을 걷기 위해서 기도하셔야 했고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셔야했습니다.(22, 39-46)
이러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 해야할 일은 역시 그분의 말씀을 듣는 일입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35)
예수님의 수난을 향한 걸음을 함께 걷기 시작한지 열흘, 수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을 이어가야 할테지만 오늘 복음에서 기도에 대한 가르침을 묵상해보면 합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기도하시려고 산을 오르시고 기도중에 변모하셨다(29)고 기록합니다.
1. 기도는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며 이 바라봄은 우리의 모습을 바꾸어줍니다.
1. 기도는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며 이 바라봄은 우리의 모습을 바꾸어줍니다.
사도 바오로는 모세의 얼굴이 빛났던 (탈출기 34, 29이하 참조)것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너울을 벗은 얼굴로 주님의 영광을 ᆢ 바라보면서(觀),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2고린 3,18) 우리는 우리가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우리가 사랑하는 것, 우리가 바라는(기도하고 청하는) 것이 되어갑니다.
2. 기도는 무엇보다도 듣는 것입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35) 예수님의 말씀은 창조하고 낫게하고 마음을 바꾸어줍니다.
제자들은 산에 올라(기도중에) 예수님의 빛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영광과 함께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제자들은 세분이 나눈 대화의 내용은 이해하질 못하고 빛나는 영광만 봅니다. 그리고 영광에 취합니다.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33) 수난 없이 도달하고 싶은 영광은 우리 모두가 쉽게 빠져드는 유혹입니다. 수고로움없이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저 역시 노력없이 성덕의 정상에 올라있기를 바라고 있음을 봅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불행이 피해가고, 하는 일마다 잘 되고, 고통이란 찾아들지 않는 행운을 우리는 바라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요행이나 행운이 아니라 참 행복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참행복은 사랑에 있다고, 참행복은 사랑때문에 미움을 당하고 모욕을 받고, 박해를 받을지라도 사랑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몫이라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먼저 그 길을 걸어가시면서 따르라 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 길이 영광에 이르는 길임을 미리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영광에 취해있는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은 "들어라" 입니다. 제자는 무엇보다도 듣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듣는 종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