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소곤소곤

소곤소곤, 복된 속삭임으로 행복해지세요.

 

온통 흐렸습니다.

지난 두어 해, 우리 삶은 회색 커튼이 드리워진 듯 희미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을 잃고 함께 누리는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양보해야 했습니다.

하여 그동안의 안녕을 간절히 여쭙게 됩니다.

그간 우리를 무겁게 하던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시길, 소원하게 됩니다.

 

소곤소곤이 세상에 선을 뵌 지 어느새 십 년이 넘었습니다.

미루던 7권을 발간하려니 첫 책을 내던 2008년도의 설렘이 크게 다가오는군요. 짧지 않은 시간, 교우님들께서 보여주신 꾸준한 사랑에 감사드리는 마음도 벅차오릅니다.

솔직히 망설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이런 상황에, 새 책을 낸다는 게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기에 신앙은 더욱 튼튼해져야 하고 지혜로워야 한다는 의지가 저를 깨웠습니다. 신앙은 결코 정체되고 고정될 수 없는 신비의 것이며, 신앙심은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사실이 저를 부추겼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온전히 살아내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세상의 평화를 선물하는 도구이니까요. 우리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매일 매 순간 약진해야 하기에 도약의 걸음을 멈출 수 없고 뒷걸음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니까요. 이 진리에 힘을 냅니다. 물론 신앙과 삶에 대한 질문을 보내주신 신자분들 덕분임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출간을 결단하도록 격려와 사랑을 쏟아주신 분들, 특히 월평성당 신자들께 큰 빚을 졌습니다. 아울러 언제나 사제의 편이 되어주시는 신자들의 응원으로 이 책이 빛을 보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또한 늘 기도해주시며 도움을 아끼지 않는 말씀방주 가족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이제 이 책이 메마른 삶에 선물이 되기를 소원하며 교우님들의 마음 문을 두드립니다.

바쁜 중에도 삽화에 정성을 쏟아주신 최창임 프란치스카님과 글의 잡티를 지워주신 김양진 프란치스코님의 수고에 주님께서 푸지게 칭찬해주시길 청합니다.

더욱 정진하는 사제, 되겠습니다.

 

202112월 성탄을 기다리며

월등한 평화의 요람, 월평성당에서

복의 통로장재봉 신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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