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12월 26일-1월 1일)
어머니
어느 스승과 제자가 길을 가는데 사람 뼈가 무더기로 쌓여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스승이 발걸음을 멈추고서는 그 뼈들을 향해서 큰 절을 했다. 이 광경을 본 제자는 놀라서 물었다. “스승님 무엇 때문에 엎드려 큰 절을 하십니까? 누구 이길래 절을 하십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내가 절을 한 것은 저 뼈들이 어머니들의 뼈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자가 물었다. “어떻게 뼈를 보고서 어머니들의 뼈라고 구별할 수 있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저 뼈들 중에 희고 무거운 것은 남자의 뼈지만 검고 가벼운 것은 여자의 뼈이다. 여자들은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젖을 먹이는데 그 젖이 바로 뼈에서 만들어진다. 한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젖을 먹는데 그 양이 적지 않다. 그래서 아이에게 양식을 공급하느라 대부분 어머니의 뼈들은 나중에 시커멓게 되고 가벼워지고 가늘다…”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다. 여기서 ‘천주의 성모’는 ‘하느님의 어머니’를 뜻하는 말이다. 이 칭호가 공식적으로 부여된 것은 431년 에페소 공의회다. 한편으로 보면, 성모님을 뜻하는 수식어가 여러 가지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어울리는 칭호는 아마도 ‘예수님의 어머니’일 것이다. 예수님의 탄생부터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함께 했던 분이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님이시다. 그러기에 우리 교회는 성모님의 삶을 기리며 해마다 새해 첫날 1월1일을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새로운 한 해가 성모님의 보호와 전구 속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희망을 담고 미사를 봉헌한다.
특별히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을 우리의 어머니 자신의 어머니로 받아들인다.(교본 제5장 레지오 신심의 개요 4항 참조) 성모님을 자신의 참어머니로서 선언하고 공경한다. 갈바리아의 십자가 고통 중에 요한에게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요한에게 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레지오 단원은 세상의 그 어떤 어머니보다도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님을 본받고 성모님을 닮은 삶을 살아야 한다.
제주교구 송동림 레오 신부
출처: 월간레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