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권 “얼추 알겠습니다.”
삶이 달라져야죠
132. 황당한 질문입니다만, 조상들이 믿었던 기복적인 천지신명과 지금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같은 하느님입니까?
133. 연초가 되면 어머니는 스님께 사주를 보러 가십니다. 미래야 살아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다 맞아요. 어떻게 해석해야 하죠?
134. 부처님 오신 날에 ‘세절 밟기’를 하고 온 신자를 봤습니다. 그 날에 세 절 마당을 밟으면 복을 받는다고 하던데, 그래도 되나요?
135 종교 신문의 묘자리 광고에서 “명당자리”라는 문구를 봅니다. 세상의 생각을 그대로 따르는 표현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136. TV에서 가톨릭 신앙인이 무속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영세를 받은 사람에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137. 시어머니께서 아들 낳는 법이라며 ‘민간요법을 하라’고 권하십니다. 따라야 할까요?
138. 본의 아니게 ‘나주 율리아나’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 제시된 증거를 부인하기 어렵고, 또 성인들에게는 늘 핍박이 따른다는 그들의 말에 많이 혼돈스러웠습니다.
139. 주보를 갖고 오려다 지적을 당했습니다. 본당에 주보가 모자라니, 두고 가라 하던군요. 주보는 교회를 알리는 홍보용이 아닙니까?
139. 주보를 갖고 오려다 지적을 당했습니다. 본당에 주보가 모자라니, 두고 가라 하던군요. 주보는 교회를 알리는 홍보용이 아닙니까?
답답합니다! 정말 민망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입니다.
가톨릭교회에 속한 모든 이들이 같은 전례 안에서 같은 복음을 듣고 같은 가르침을 새기도록 하는 까닭이지요.
본당 공동체들은 시간과 장소, 많은 인원을 감당하기 위한 교회의 배려이며 나아가 ‘흩어져 선포’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서로 떨어져 지내지만 함께 하는 한 가족공동체임을 체감하도록 돕는 것이 주보입니다.
교회의 지체인 본당 공동체들을 세밀히 이어주는 실핏줄이 주보라고 이해하면 어떨까요? 서로가 서로를 알아 소통하도록 마련되었습니다.
주보를 꼼꼼히 챙겨 읽는 일은 건강하고 튼튼한 교회를 만드는 바탕이 됩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가톨릭 신자들은 성경을 갖고 다니는 것은 개신교 신자의 표지인양 여기고 “가톨릭은 주보나 매일 미사 책만 있으면 오케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잘못된 인식입니다. 틀린 행위입니다.
미사는 성경과 성가집을 준비하여 참여하는 일이 옳습니다.
주보를 화답송 한 소절과 영성체송 한 단락을 읽기 위한 도구로 여기며 ‘살뜰하게 도로 놓고’ 나가는 일은 주보를 부채대용으로 휘젓고 앉아있는 모습만큼 외람됩니다.
주보가 하늘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유용하게 쓰임받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