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1주일
✠ 루카복음 21,25-28.34-36
지난 목요일 복음 끝부분을 다시 들려줍니다.
전체가 흔들리는 이 공포스런 분위기, 그래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쳐' 쓰러지기도 하는 그런 상황을 묘사합니다. 그런데 그 때 사람의 아들이 오시리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오실 것이니 오히려 두려움으로 움츠린 허리를 펴고 희망으로 고개를 들어야할 때임을 알아차리라고 독려합니다.
희망이 깡그리 사라진 상황에서 믿음으로 희망하라고, 고개를 들라고, 십자가는 부활의 영광으로 바뀐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다만 필요한 것은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34) 하는 것입니다. 방탕, 만취, 근심은 영을 잠들게 하고 마음을 무디어지게 합니다. 게으름과 쾌락과 타협할수록 근심은 많아집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마지막 구절에 답이 있습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36)
혹시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악명높은 나치수용소에 끌려갔다가 살아남은 의사이며 심리학자 빅토르 프랭클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삶의 존엄을 잃지 않기 위해 수용소 생활에 최선을 다합니다. 하루 배급받는 물 한 컵을 반은 마시고 반은 아꼈다가 최소한의 품위 유지를 위해 세수하고 면도하는데 사용하지요. 사람은 어떤 환경 가운데서도 자신의 행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를 가진 존재, 주도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임을 그는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습니다.
그가 남긴 말입니다. "하느님은 결코 도움을 늦추지 않으신다. 다만 우리가 너무 성급해서 하느님이 도와주실 때까지 참지 못할 뿐이다."
예수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그분 앞에 설 준비를 하는 때입니다. 기도없이 깨어사는 길은 없습니다. 말만이 아니라 마음에 예수님을 모셔들이는 기도말입니다.
사실 날마다 그분은 찾아오십니다. 하지만 그분 오심을 한순간이라도 알아차리고 맞이하는 기도가 없다면 어찌 마지막 때를 알고 준비하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