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주간(11월 28일-12월 4일)대림절, 카이로스의 때
대림절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면서 주님을 영접하기 위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준비하는 때입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시간’을 표현하기 위해서 두 가지 개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첫째는 ‘크로노스’로서, 이 시간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재깍재깍’하며 흐르는 단순한 양적인 시간을 의미합니다. 둘째는 ‘카이로스’로서, 이는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나는 중요한 순간이나 시기적절한 순간을 가리키는 질적인 시간입니다. 제자들이 처음으로 “나를 따라라”하는 예수님의 강력한 초대를 받았을 때 그들은 그 순간이 바로 그들의 ‘카이로스’ 때였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아! 이때구나. 이때를 놓치면 나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 저분을 따라가자!’하고 말입니다.‘카이로스’는 충분히 찬 시간을 말하기도 합니다. 신앙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구원의 때를 잘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카이로스’는 내가 생각하는 때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계획하시고 또 그분이 원하시는 때를 말합니다. 대림절은 우리가 주님을 기다리는 때이지만 더 분명하게 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때입니다.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본래 행복은 쾌락에 있다 하여 온갖 탐욕적인 생활을 다 했지만 그러나 그럴수록 더 허전하고 메마른 삶을 느낄 뿐이었습니다. 많은 번민과 고통스러운 몸부림 끝에 우연히 “집어서 읽어라”라는 말을 듣고는 얼른 방으로 달려가 성경을 펼쳐보았습니다. 로마서 13장 13-14절의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그때까지 눈물 속에서 몹시 괴로워하던 아우구스티누스는 바로 이 대목에서 너무도 큰 하느님의 때(은총)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드디어 찾던 것을 찾았고 만나고자 하던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실로 구원의 때를 경험했던 것입니다.대림절은 우리가 지난 1년을 반성하면서 보다 더 성숙하고 새롭게 변화되는 은혜로운 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림절은 성장의 시기이고 또한 회개의 때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