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26. 황새바위 순교성지)
공주는 조선시대에 충청감영이 있던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천주교 신자가 제일 많은 충청도의 모든 지방에서 잡혀온 신자들 뿐만 아니라 공주와 인접한 전라, 경상도 지역에서 잡힌 신자들도 이곳 감영으로 압송되어 문초를 받고 처형되었다.
그런 연유로 공주에 있는 황새바위 순교 성지는 우리나라 천주교회 박해 역사 100년 동안 가장 많은 순교자들이 처형된 장소로서 이름이 확인된 순교자가 337위에 이르고, 무명 순교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황새바위란 명칭은 이곳에 황새가 많아서라는 설과 잡혀온 신자들의 목에 씌운 [항쇄]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이곳에서 순교한 순교자들 중에는 성인과 복자품에 오른 분들도 계시고, 천주교 역사에 큰 획을 그으며 내포의 사도로 기억되고 있는 이존창 루도비꼬도 있다. 황새바위 성지는 충청남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성지에는 아담한 성당이 있고 성당 옆 동산을 오르면 성모동산, 순교탑, 무덤경당, 부활 경당, 십자가의 길, 묵주기도의 길, 열두 개의 빛들 이란 337분의 순교자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있는 순교자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지리적 여건 때문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순교자가 나온 순교지로서는 그 규모면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멀지 않은 곳에 삼국시대의 역사 유적인 백제의 도읍지 공산성이 있어 여유를 가지고 순례를 하면 역사공부도 겸할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순례지로 발길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