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72호 2021.10.10 
글쓴이 송제호 신부 

환희의 신비 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

 
송제호 신부 / 수영성당 주임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위의 말씀은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모든 것을 걸고 대답하신 성모님의 각오입니다. 어쩌면 스스로 감당할 수도 없을 하느님의 일을 수행하시기로 응답하신 부분이지요. 어떤 업적이나 야망을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겸손하신 성모님은 완전히 자기 자신을 버리고 오롯이 하느님의 도구가 되기로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묵주 기도는 환희의 신비 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로 담담하게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엄청난 운명의 결단과 포기가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구원 역사의 정점인 파스카 사건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주님 강생 신비의 순간입니다. 
 
   우리가 묵주 기도를 바치면서 가장 중요한 신비는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보면 중요하지 않은 신비와 단은 결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성모님께서 당신의 운명을 하느님께 맡기지 않으셨다면, 그리고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그 순간을 거부하셨다면 과연 어찌 되었을지를 생각해보면 오늘 복음은 구원 역사의 중요한 순간이고 숨을 멈출 수밖에 없는 장면임을 알 수 있지요. 환희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 빛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바치는 아름다운 묵주 기도는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온 생애가 담겨있는 슬라이드 필름 같은 기도입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당신 사랑을, 당신 수난을, 당신 마음을, 당신 은총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성모님의 신앙고백입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성모님은 이 고백으로 고난과 시련의 길, 십자가의 생을 살아가시지요. 여인으로서의 삶, 어머니로서의 삶은 온전히 하느님 도구로서의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묵주 기도는 예수님의 삶과 수난, 죽음 그리고 부활, 구원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지만, 그 여백에는 성모님이 늘 함께하고 계심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교구 수호자이신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지냅니다. 우리 부산교구의 수호자이신 성모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묵주 기도를 함께 바칩시다.
 
   환희의 신비 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677호 2021. 11. 14  종말과 준비된 삶 file 이강우 신부 
2676호 2021. 11. 7  다른 이들보다 더 하는 삶, 믿음을 더하는 삶을 위하여 file 장용진 신부 
2675호 2021. 10. 31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file 김태환 신부 
2674호 2021. 10. 24  정보혁명과 전교 주일 file 송현 신부 
2673호 2021.10.17  욕망과 자유 file 조영만 신부 
2672호 2021.10.10  환희의 신비 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 file 송제호 신부 
2671호 2021.10.03  문자로 기록된 규정과 보이지 않는 근본 정신 file 한윤식 신부 
2670호 2021.09.26  마실 물 한 잔 file 강지원 신부 
2669호 2021.09.19  신앙이 다시 불타오르기를 file 김형길 신부 
2668호 2021.09.12  “내 뒤에 서서 나를 따르라.” file 장민호 신부 
2667호 2021.09.05  에파타 file 김동환 신부 
2666호 2021.08.29  깨끗함과 더러움 file 전열 신부 
2665호 2021.08.22  영은 생명을 준다 file 원정학 신부 
2664호 2021.08.15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이라는 희망이 성모님에게서 구체적으로 드러남. file 신기현 신부 
2663호 2021.08.08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file 장훈철 신부 
2662호 2021.08.01  함께 만들어가는 생명의 빵 file 고원일 신부 
2661호 2021.07.25  감사하는 마음에 상처가 나더라도… file 박갑조 신부 
2660호 2021.07.18  “좀 쉬어라.” file 노우재 신부 
2659호 2021.07.11  ‘회개하라고 선포하여라.’ file 최재현 신부 
2658호 2021.07.04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file 최요섭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