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소곤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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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평화방송을 듣노라면 전화로 교리나 교회 생활 전반에 관한 질문을 하고 이에 대답하는 프로그램을 접합니다. 그럴 때에는 가끔 마음이 헷갈리곤 합니다.
한편으로는 질문에 대답하는 신부님의 명석한 대답에 '공부를 많이 하셨구나' 하며 감탄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답이 제가 기대하던바와 너무 다를 때엔 '어떻게 저런 대답을 하며 실망하곤 합니다.
비평은 이렇게 쉽게 하면서 정작 제 자신이 그 자리에서 대답을 한다면 무척 당황할 때가 많으리라고 자인합니다.

 매주 부산 가톨릭 주보에 연재된 장재봉 교수 신부님의 '소곤소곤 이건 알아두세요'를 보면서 처음에는 어쩌다 한번씩 훑어보는 정도로 별 관심 없었습니다.
그런데 횟수를 거듭할수록 질문도 흔히들 궁금해하는 내용들이거니와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지' 하면서 관심있게 읽는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장신부님의 간단명료하면서도 재치있는 답변에 감탄하곤 하였습니다.
어려운 질문도 좋은 예를 들어가면서 쉽게 설명하시고, 누구나가 다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시는 등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추었다고 보았습니다.
게다가 질문의 상당 부분이 일반 교우들이 알고 싶어하는 내용들이라 자연히 흥미를 끌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이런 글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지 널리 읽힐 수 있으면 교우들의 신앙생활에 매우 유익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의 이러한 기대를 감지하였는지 마침 이번에 교구 홍보실에서 장신부님의 글들을 모두 엮어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단편적인 글들을 대할 때와 책으로 인쇄될 때의 가치와 영향력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에는 장신부님의 글들을 세밀하게 읽어보았습니다.
물론 이 책은 전문 신학서적이 아니기 때문에 주제나 내용을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교리나 전례 등 실질적인 신자 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내용으로 엮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상식적인 설명이 아니고 자세히 보면 상당히 연구하고 자료를 참조하여 제시하였기 때문에 쉽지만 무게있는 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게다가 다룬 주제들도 전례, 성사, 기도, 믿음, 마리아, 성경 등 교리와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사항들입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책 전체를 요약한다면 가톨릭 교리 상식서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와 비슷한 예를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마 미사경본의 감사송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 감사송은 공의회 이전의 옛 미사경본에는 16개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행 미사경본에는 82개 감사송에 뒤에 몇 개 더 추가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들 감사송의 내용을 종합하면 일종의 하느님의 구원역사와 교리를 대강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대표적인 전례 기도와 비교한다는 것이 다소 무리이지만 그만큼 교회 교리와 전례와 성서 등 전반적인 사항들을 비중있게 제시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교우들 자신은 물론이고 갈라진 교회의 형제들이나 가톨릭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비신자들에게도 추천하기를 권합니다.
가톨릭교회를 이해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008년 대림에

이 홍 기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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