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2021. 9. 19 지혜 3,1-9; 로마 8,31-39; 루카 9,23-26)

 

한국의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표가

그리스도 안에서 완덕을 이루는 삶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렇게 많은 순교자를 가진 우리는

참으로 주님 안에서 복되고 자랑스러운 민족임이 틀림없습니다.

 

생명은 하느님의 소관입니다.

때문에 세상의 어느 인생도 시작과 마침을 스스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 살필 때

인간에게 주어진 생명의 몫은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이렇게 늘~ 은혜로 함께 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올리는 일이라는 점이 매우 자명해집니다.

순교자들의 죽음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믿음인의 찬미이며 화답인 까닭입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위해서 온전히 봉헌했습니다.

과연 그 무엇이

자신의 생명마저도 아까워하지 않는 결단을 갖게 했을까요?

세상에서 주님을 믿는 일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했을까요

우리는 오늘 순교자 선조님들의 삶에 비추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그리고 믿음과 희망의 결과인 순교의 열매로 맺은 삶을 부러워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향한 믿음의 삶이

고통을 줄여주지 않았으며

아픔을 씻어주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감히 주님께서는

순교를 향한 그 길에서

함께 우시고 함께 고통당하셨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렇듯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이 땅에서 고난을 극복하도록

영원한 생명을 향한 길을 함께 걷는 분이심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게는 꼭 마지막이 있습니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평소에 가졌던 생각대로 일상을 꾸립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그분의 나라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일을

무엇보다 최우선에 두고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그분 나라에 가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며

희생과 헌신이 필수이며

사랑으로 자신을 다듬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믿음은

나밖에는 다른 신이 아무도 없다라는 진리를

의심하지 않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모두 나에게 돌아와 구원을 받아라.

나는 하느님, 다른 이가 없다”(이사 45,21-22)라는

주님의 말씀에 의탁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하여 나는 하느님, 다른 이가 없다라는

하느님의 선포에 아멘이라고 화답하는 일입니다.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를 그분의 사랑에서 떼어 놓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신합니다.

오직 주님을 향하여 주님만 바라보았던 순교자들처럼

우리도 주님 사랑만 보는 시력을 갖습니다.

눈앞의 고난에 사로잡혀

주님을 바라보는 시력이 약해지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신앙인에게 죽음은 믿음과 희망의 종착역입니다.

아울러 사랑과 평화와 기쁨의 시작이 됩니다.

 

오늘 우리들의 이 고백과 다짐이 삶의 활력으로 선물되기 바랍니다.

그들처럼 피를 흘려 순교하지는 못할지라도

주님 사랑을 체험하고 확신하는 우리가 되기 원합니다.

우리의 매 순간순간이

주님께 봉헌하는 참된 선택과 결단으로 이어져

그분을 감동시키는 일상의 순교자가 되기를 참으로 소원합니다.

 

한국 성인들이여.

저희들에게 당신들이 지녔던

믿음의 눈을 뜨고,

희망의 마음을 잃지 않는 은혜를 청해 주소서

당신들처럼 주님을 사랑하기에 이웃 사랑이 몸에 배인

복음의 삶을 갖도록 빌어 주소서

당신들의 정배이시며 우리 모두의 정배이신 주님께

우리 모두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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