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의 삶1 _부산 광안성당 전상해 토마스     2021년 09월호

“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오지영 젬마 부산 Re. 명예기자

부산교구 광안성당 전상해 토마스 형제는 현재 천주의 성모 Pr. 부단장과 병자들의 구원 Cu. 단장을 맡고 있다. 전 부산 바다의 별 Re. 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글은 전상해 단장의 원고를 받아 그의 레지오의 삶을 소개 한다.

아버지로부터 익힌 신앙생활나는 태어날 때부터 종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4대째 천주교 집안이기 때문이다. 태어난 곳은 경북 경주시내에서 약 20Km 떨어진 외동면(현재 외동읍) 입실리로 우리 집은 공소였고, 아버지는 공소회장이었다. 태어난 지 10일 만에 경주(현 성동성당)성당에 가서 유아세례를 받았고, 만 13살이 되는 해에 견진성사를 받았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주관하는 주일의 공소예절은 물론 아침과 저녁기도, 그 중에 2시간 정도 걸리는 만과는 귀찮은 일이었지만 하루도 궐할 수가 없어 병이라도 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자랐다.부활 때나 성탄 판공 땐 신부님이 공소에서 미사를 봉헌하시는데 나는 “아떼움 귀레띠 삐깟 유벤 뚜뗌 매암 …”하면서 미사 복사를 섰는데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신부님이 하시는 대로 따라서 했다. 일 년에 많아야 두 번하는 복사라 겁도 나고 긴장도 되어 실수를 할 때면 그 무섭던 신부님은 그냥 넘어가 주시는데 나중에 아버지로 부터 호된 꾸지람을 듣곤 하였다.아버지는 1938년 전교를 위해 본당 신부님의 권유로 아무 연고도 없는 고향으로 이사하여 전교를 시작하셨다. 경주는 불교의 기반이 다져진 완고한 고장이라 전교가 어려웠는데 6.25전쟁 직후 성당을 통해서 구호물자가 나왔다. 그러다보니 공소인 우리 집 마당이 배급소가 되었고 주민들은 밀가루, 우유, 강냉이가루, 고무신, 구두, 옷가지 등의 구호물자를 타려고 줄을 섰다. 밀가루신자(?)가 많이 불어나게 되었다.그 후 공소 건물을 따로 마련하게 되었고, 모화공소를 분리하였다가 2002년에 지금의 모화성당으로 승격되었다. 아버지(전동수 사도요한)가 이 지역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지 60여 년이 지나서야 열매를 맺은 것이다. 그 뒤를 이어 둘째 형님과 넷째 형님도 고향 본당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다. 어릴 때부터 익힌 신앙교육 덕분이다.아버지와 형님 등 몇 안 되는 신자들이 공소에 쁘레시디움을 창단하여 활동하셨는데, 초등학교 학생인 나도 협조단원이 되어 저녁기도 때 마지막 기도로 까떼나를 바쳤다. 이것이 내가 레지오를 처음 접했던 때이다. 당시에 종이가 형편없었을 때 뗏세라는 아트지여서 감촉이 좋아 만지작거리며 “아침놀이 퍼지는 듯 달과 같이 아름답고 해와 같이 찬란하며~”하며 지루하기만 한 기도가 끝난다는 막연한 설렘(?)으로 큰소리로 외치며 기도를 바치곤 했었다.

부부가 함께 한 레지오 80여 년부산 광안성당에서 1980년 10월1일 창조주의 모후 쁘레시디움에 입단하면서 레지오 활동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광안성당에서 40여 년간 활동하고 있다. 26년간을 쁘레시디움 단장으로 봉사하면서 11개 쁘레시디움을 분단 또는 전출하여 한 쁘레시디움에서 함께 활동했던 단원만도 족히 250명은 넘을 것 같다. 같은 본당에서 꾸리아 부단장 4년, 꾸리아 단장 8년, 꼬미씨움 단장 9년, 월간지 명예기자를 거쳐 레지아 단장 6년까지 참으로 많은 기간을 레지오 마리애 간부로 봉사해 왔다.1975년 경남 거창성당에서 혼배를 한 아내 신임숙 실비아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내도 37년간을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쁘레시디움 단장, 꾸리아 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8개 쁘레시디움을 분단 또는 전단하여 레지오의 활성화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태어나서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많은 기도 덕이라 생각한다. 부모님에 대한 기억은 항상 묵주를 들고 기도하고 봉사하는 모습이었으니까.“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나 자신이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코린토1 9,27)이 말씀을 자주 묵상하면서 나 자신이 주님의 길에서 낙오자나, 실격자가 되지 않고 끝까지 그분의 손길 안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새로운 신앙의 힘 성지순례코로나19로 모든 활동들이 중단되었지만 여행을 좋아하여 성지나 성당을 찾았던 것이 계기가 되어 부부가 함께 성지순례를 하고 있다. 전국성지순례를 마쳤지만 단체로 순례를 하다 보니 묵상의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 조용하게 성지를 찾는다.묵상을 하며 순교자들의 영성을 되새기는 시간이 많아져서 오히려 코로나19가 새로운 신앙의 길을 열어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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