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깨어 있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성녀 모니카 어머니의 축일입니다. 아들을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한 어머니의 긴 희생을 기억하는 날이기도 한 오늘 축일은 우리가 기다리는 하느님의 오심에 대해 살아있는 모범을 알려줍니다.

 

걱정 없는 가정인 듯 보이지만 모든 것이 충족한 이유로 부족함 없이 방탕하게 살아가는 가족들의 회개를 위해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모니카 성녀는 한 생을 삽니다. 그 삶의 마지막 무렵 아들은 결국 하느님께로 돌아섭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열 처녀의 비유. 그녀들은 모두 등을 지니고 있었지만 기름에 따라 다섯과 다섯이 나뉩니다. 분명 결혼은 결정되었고 신랑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밤이 깊어질수록 그나마 가지고 있던 기름들이 소진됩니다. 그 끝에 기름이 있는 이들과 없는 이들이 나뉘어집니다.

 

기다리던 신랑이 오지만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한 것은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랜 기다림에 지치기도 하고 졸려 잠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눈을 떴을 때 앞을 볼 수 있고, 갈 길을 비출 수 있는 등불을 지닌 이가 사랑하는 신랑을 볼 수도 함께 갈 수도 있게 됩니다.

 

기름을 어떻게 해석하듯 그것은 신랑을 기다릴 수 있는 믿음의 양, 사랑의 크기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졌으나 그 기다림에 내용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는 그 분이 우리의 사랑이시기 때문이고, 그 기다림은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예수님입니다.

 

모니카 성녀가 남편과 아들을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해 기다린 시간은 평생이었습니다. 아들이 장차 교회에 큰 인물이 될 것을 알고 기대하며 기다린 것이 아니라 아들이 하느님이 알고 바른 삶을 살기를 바란 것, 곧 세상의 참 행복의 길을 알고 방황하거나 혼란스러운 삶을 살지 않고 바르게 살기를 바라며 평생에 모아온 기름을 성녀는 삶의 마지막까지 켜 들었기에 하느님이 마주오셨을 때 아들도 주님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언제나 그분을 보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매일 생명을 나누어 주시는 주님과 하루를 살고 평생을 살며 그 날을 기다립니다. 모르고 기다리는 사람과 알고 기다리는 사람의 삶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이 긴 기다림에 설레임을 가질 수 있는 이 길을 성녀처럼 성실하게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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