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 거룩한 갈망과 부르심

가톨릭부산 2021.04.21 10:57 조회 수 : 35

호수 2648호 2021.04.25 
글쓴이 김인한 신부 
성소, 거룩한 갈망과 부르심

 
김인한 알베르토 신부 / 성소국장

 
   어느 누구에게도 내어놓지 않는 누군가의 깊은 삶의 시간들을 듣는 것이 사제로서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소중한 선물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의 시간들에 담겨 있는 오묘하고도 깊은 수많은 것들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하느님과 더불어 걷는 거대한 시간들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하느님과 그분의 섭리와 부르심을 깨닫기도 합니다. 

 
   누구나 한번은 문득 멈춰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들을 던지게 됩니다. 되짚어 보면 우리는 주님에게서 나와 주님에게로 돌아가는 여정 중에 있습니다. 우리의 발걸음은 길동무이신 그분에게서 시작되고, 우리의 삶은 벗이신 그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상에는 일시적인 문화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생각도 그저 흘러왔다 흘러가는 많은 생각들과 사라져가는 것들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단편적인 것들로만 가득하고, 시간이 지나면 남아있지 않은 허무함에 머물 때가 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이들이 꿈을 꾸지 않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꿈보다는 손에 잡히는 어떤 물질적이고, 외형적으로 드러난 결과만을 기대할 뿐입니다. 꿈을 꾸지 않는 세상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우리에게 꿈을 꾸게 합니다. 허무한 것이 아니라 진정 의미 있는 것들을 찾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한 갈망은 일시적으로 생겼다 사라지는 욕구와 다릅니다. 그 갈망을 찾아 나서는 것도 중요한 여정입니다. 일시적인 문화가 지배하는 세상 안에서 깊이 새겨져 있는 갈망을 찾고 그분을 향해 간다는 것은 일종의 혁명가가 되는 것입니다. 각자의 사람들 안에서는 하느님을 향한 거룩한 갈망들이 있습니다. 
 
   고귀한 열망들이 우리 안에 들어차 있습니다. 그 안에서 그분의 부르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를 통해 우리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계획을 만나게 됩니다.  

 
   성소 주일은 우리 안에 담긴 그 갈망과 부르심을 만나는 날입니다. 사제와 수도자와 그리고 봉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꿈을 꾸고 하느님을 향한 갈망으로 부르심에 응답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거나 무시하거나 귀담아 듣지 않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그러한 갈망과 목마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러한 순수한 열망을 찾고 이어나가게 도와주고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부르심을 도와주고 키워주는 것은 교회의 가장 본질적인 소명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 안에서 하느님은 아주 거대한 일을 시작하고 계시고, 이끌고 계십니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손길을 감사해하며, 그 길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리 안의 거룩한 갈망을 흘려버리지 마십시오. 성소 주일을 맞아 교회의 많은 이들이 꿈을 꾸며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세상에 생명을 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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