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지난 10일, 이탈리아 뉴스 TG5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윤리적으로 보아 모든 이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내 건강은 내 문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내 건강은 타인의 건강과 연결되어 있고, 내 삶은 타인의 삶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내로 바티칸에 백신 접종이 있을 것이고, 저도 예약했습니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나’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형제애’는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의사들이 특별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백신을 맞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윤리적 행위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나병환자를 고쳐주시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 시대 사람들은 나병환자를 부정한 사람으로 간주했습니다. 부정한 사람이란 죄인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었습니다. 나병환자는 몸이 아픈 것도 모자라 죄인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몸도 마음도 왕따로 살았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는 그 사람에게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손을 내밀어 치유해 주십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나병환자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코로나 감염병이 나에게도, 내 가족이나 이웃에게도 올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코로나 환자들이 겪는 고통과 소외감을 생각하며, 그들과 공감하고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전 세계 인구 78억 명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1억 명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내가 아니라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형제애’가 인류가 처한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아침 일찍 미사를 드리며 여러분 모두를 기억하겠습니다. *
* 한파에 성당 수도관이 얼어서 오늘 내일 중으로 수리를 해야 하겠습니다.
성체조배 오시는 분들은 불편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