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세례 축일 2021년 0110 이성주 신부
오늘 축일은 전례적으로 주님의 성탄 시기를 마감하고, 연중시기로 넘어가는 날입니다. 세례를 통해서, 이제 예수님의 공생활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내일이 연중 제1주간 월요일입니다.
주님의 세례는 하느님이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강생의 신비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신분을 버리고, 인간의 조건, 현실 속에 함께 하겠다는 뜻입니다. 완전하신 분이 불 완전한 인간과 함께 길을 걷기 시작하는 삶의 첫걸음이 주님의 세례입니다.
죄 없는 유일한 분, 예수님이, 회개를 위한 세례를 받음은 죄인을 구하기 위해 우리와 입장이 같아지신 분이 되신 것입니다. 그래야 인간을 구원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세례의 의미는 씻는 것입니다. 자신을 정화하는 의미로 더러운 것을 씻어내고, 깨끗함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여기에 성령이 함께 머무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씻으며, 별생각을 안 합니다. 그런데 씻으면서 “오늘 하루도 성령의 힘으로 내 마음의 더러움을 씻어내고, 깨끗함을 받아들이게 도와주소서.”하고 기도하면 이것은 하루를 시작하는 또 다른 세례 갱신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기 전에, 죄와 악의 유혹을 끊어버리겠다고 약속하고, 또 믿겠다는 신앙을 고백했습니다. 이 약속과 신앙고백이 하루를 시작하면서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오늘 복음에서 세례를 받고서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에게 들린 말씀이 우리에게도 같이 선포될 것입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자녀, 내 마음에 드는 자녀이다.”
지금은 성전 입구에 성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성전에 기도하러 들어오시면서, 성수대 위에 붙어있는 기도문을 꼭 바라다봅시다. “주님, 이 성수로 세례의 은총을 새롭게 하시고,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어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세례는 우리의 마음이 완전히 대청소가 된 것이고, 오늘 기념하는 것은 성령의 도움으로 새롭게 살겠다는 약속하는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