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강론 12월24일

by 괌삼촌 posted Dec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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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20201224일 이성주 신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부활과 성탄이 힘들게 다가왔습니다. 사랑하는 신자들과 전례 중에 함께 기쁨을 못 나누어서 그렇습니다. 성탄을 맞이하면서, 살면서 힘들었던 성탄이 언제였을까를 생각해봤습니다. 구유와 트리 작업이 힘들었습니다. 신학생 시절에 구유 작업을 하면서 수녀님들과 의견 다툼으로 티격태격 싸움이 일어났고, 보좌신부님들과 수녀원의 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주임 신부님께 모두 불려가서 1시간 동안 구유 경배(?)을 받았습니다. 벌을 받으며, 화해하러 오시는, 사람이 되신 주님을 느꼈습니다.

 어느 성당에서는 청년들과의 다툼이 있었습니다. 구유를 만드는 자재비보다 밥값을 더 많이 책정해서 작업을 못 하게 막았습니다. 결국 화해했습니다. 제가 참지 못한 것과, 먹는 것과의 싸움이었습니다. 결국 서로 양보하면서 더 친하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 사건 모두, 서로의 자존심을 굽히지 못한 이유였습니다.

 구유에 누우신 주님은 말 밥통에 먹히러 오신 아기 예수님이십니다. 그 누군가에게 먹히지 않으려는 우리이고, 자존심을 건드리면 서로 싸우게 되는 우리에게,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를 버리시고, 아기의 모습으로 찾아오셨습니다. 화해하도록 먼저 찾아오셨습니다. 죄 때문에 멀어진 하느님과 우리를 화해시키러 오신 예수님, 우리의 잘못에도 기다리고 인내하시며 화해를 먼저 청하시는 하느님이 성탄의 모습입니다. 겸손의 모습으로 오신 주님께 드릴 선물은 미워하는 가족, 이웃에게 자신을 낮추어 화해를 청하는 것입니다.

 2 독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는 그리스도가 선포됩니다. 복음은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라고 합니다. 복음의 성가정은 먹히지 않으려고 싸우는 우리와는 달리 세상과 현실에 순응하면서 주님의 뜻을 따르는 이들입니다. 화해하러 오신 주님이 이 밤에 하시는 말씀입니다.

 “제발 쫌 굽히시고, 쫌 바로 하세요.” 함께 미사를 못 해도, 예수님의 성탄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왔습니다.

 
예수님 생일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