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통해 비로소 행복해집니다. 이에 서로를 챙겨주고 사랑으로 돌봐주는 가정이야말로, 소중한 ‘보금자리’이자 ‘행복한 삶의 기반’입니다. 가정은 세상살이에서 받는 온갖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주고 힘을 북돋아 줍니다. 이러한 가정이라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가족과 함께 서로 성숙되고 성화(聖化) 됩니다.
사랑은 상대방이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부라 하더라도, 배우자가 매사에 100% 자신과 똑같기를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관계는 배우자를 숨막히게 만듭니다. 사고방식이나 생활 습성 그리고 가치관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용납해야 합니다.
사랑은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배려입니다. 이에, 서로 맞춰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려면 그 힘을 기도를 통해 구해야 합니다. 가족 간에 서로 참아주고, 기다려주며, 감싸주는 힘은 기도를 통해 나옵니다.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을 위한 간절한 기도는, 기적과도 같이 우리 자신을 변화시킵니다. 변화의 축이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나아가, 자기 뜻을 고집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게 합니다.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그런데, 성모님과 요셉 성인 그리고 아기 예수님의 성가정은 아무런 어려움도 없는, 그저 행복하기만 한 그런 가정은 아니었습니다. 성가정이란 가족 중에 말썽부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가정이나 어떠한 근심 걱정도 없는 가정이 아니라, 세파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찾고 추구하는 가정입니다. 성모님과 요셉 성인 그리고 예수님. 이분들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했으며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였습니다. 그 많은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맡기며 살았습니다.
올 한 해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유례없는 이 고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본분과 역할을 되짚어 보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맡기며 그분 뜻에 순종하는 ‘또 하나의 성가정’이 되고자 노력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