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망·애를 통한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 3개년 여정을 마무리하며
선교사목국
우리 부산교구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믿음, 희망, 사랑을 통해 본당 공동체를 영적으로 쇄신하기 위한 해를 보냈습니다.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을 사목 방침으로 정한 이유는, 현대 사회를 대변하는 ‘세속주의’와 ‘물질 중심주의’의 영향으로 교회 공동체마저도 일반 공동체화되어감에 대한 반성 때문이었습니다. 교회의 ‘교회다움’은 삶의 근본 의미, 신앙의 보화가 주는 소중한 가치, 영성적 삶을 추구하는 데 있습니다. 이에 각 ‘본당 공동체’는 향주 삼덕인 ‘믿음’, ‘희망’, ‘사랑’을 통해 하느님과 일치하여 그분의 사랑을 나눔으로써 신앙공동체 본연의 모습을 지닌 ‘영성적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첫해인 ‘믿음의 해’를 보내며 예수 그리스도를 내 삶의 중심에 두고 예수 그리스도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자 다짐했습니다. 기도와 말씀 읽기를 통해 신앙의 출발점이 되는 믿음의 기쁨을 되찾고, 냉담 교우 돌보기를 통해 쉬고 있는 이웃들의 믿음을 회복시키는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묵주기도 1억 단 봉헌의 목표를 훨씬 뛰어넘어 1억 2천만 단 이상을 봉헌했고, 많은 분이 말씀 읽기를 통해 성경을 통독했으며, 냉담 교우 증가 비율을 전년도 3.59%에서 1.12%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2019년 ‘희망의 해’에는 구원에 대한 희망을 품고 그 희망을 전하고 실천하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우리가 희망할 수 있게 하는 근거인 믿음을 키우고자 했고, 그 희망을 실현해 줄 도구인 사랑을 베풀려고 했으며, 그 희망을 나누기 위해 죽은 이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였습니다. 함께 희망을 품기 위해 냉담 교우들을 찾아 나섰고 3,400여 명의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냉담 원인을 제공한 교회의 부족한 모습을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2년간의 믿음과 희망의 여정을 토대로 올해는 ‘사랑의 해’를 보내며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언제나 함께 나아감을 실천하고자 하였습니다. 부산교구의 모든 구성원은 스스로가 하느님의 사랑을 맛보기 위해 하느님과 만남의 시간을 충실히 가지며, 하느님을 만난 기쁨을 교회의 성사 생활 안에서 풍부히 느끼며, 이런 나의 하느님 사랑이 가족들과 본당 교우들, 나아가 지역민들에게까지 향할 수 있는 ‘사랑’ 가득한 한 해를 보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공적 미사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마치 우리의 신앙생활이 중단된 듯한 방황의 시간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성당 문이 닫히자 대송을 바치는 데 익숙해졌고, ‘말씀’에 맛 들이지 못해 성당 밖 일상생활 속의 신앙생활을 어색해했습니다. 감염위험을 핑계로 이웃을 위한 사랑의 손길도 놓아버렸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으나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늘어나진 않았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혼돈과 두려움의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무엇을 되찾아야 할지를 일깨워준 시간이었고 우리가 걸어온 지난 3년간의 여정이 올바른 여정이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변했으나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변하진 않았습니다. 지난 3년간 하느님과 함께 걸어온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길을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세상’ 속에서도 힘차게 걸어 나가자고 다짐합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