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인 대축일’은 하느님의 승리를 보여주는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기쁜 날입니다. 이날은 코로나19의 지속으로 고통 속에 지친 우리를, 그리고 우울하게 느껴지는 위령성월 첫날을 희망의 빛으로 환히 밝혀줍니다. 성인들은 하느님 승리의 생생한 증거이자, 우리의 영원한 희망의 표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성인들을 기념하고 기억할 뿐 아니라, 그들을 닮아 성인이 되길 바라십니다.
오늘 감사송은 성인이 되려는 우리에게 내적 활력의 원천을 주기 위해 기도합니다. “아버지께서 오늘 저희 어머니인 천상 도읍 예루살렘을 보여 주시니, 거기서 저희 형제들은 이미 승리의 월계관을 받아 쓰고, 아버지를 영원히 기리고 있나이다. 나약한 저희도 성인들의 뒤를 따라 영광을 기뻐하며, 그들의 도움과 모범으로 힘을 얻어, 활기찬 믿음으로 영원한 고향을 향하여, 나그넷길을 서두르고 있나이다. 그들의 모범은 나약한 저희에게 힘이 되나이다.”
제1독서 묵시록은 성인들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지상에서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충실하게 그리스도를 따랐던 이들의 미래입니다. 천상에서 하느님과 어린양을 에워싸고 끊임없이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성인들과 천사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런데 저절로 하늘 나라로 직행하며 성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103위 성인이 모진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냈듯이, 주님을 위한 고난과 시련 속에서 정화되고 성화되어야 성인이 됩니다.
복음의 참행복의 산상설교의 가르침을 지켜야 성인입니다. 8가지 참행복을 누리는 길을 묵상하고 성찰하면서 스스로 신앙생활을 점검합시다. 많은 부족함을 느끼며, 더 노력해야 한다는 자극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참행복을 위해 산상설교의 가르침 하나하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살아가는 성인들입니다.
제2독서에는 요한 사도가 성인이 되려는 우리에게 믿음과 희망, 사랑과 용기를 북돋우며 격려하십니다. 기도나 전례 때 희미하게 뵙는 주님이지만, 천국에서는 있는 그대로 그분을 뵐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님께 희망을 두고, 산상설교의 가르침을 지키며 주님을 닮아 순결해지고 거룩해집니다.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치면서 신앙이 약해지고 있지만, 천상의 성인들을 기리며 우리 역시 참행복을 누리는 성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봅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