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6 07:48

가정미사 강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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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성 바오로 사도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습니다.”(1코린 13,4)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권고 『사랑의 기쁨』에서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설했습니다.

 

“이는 사랑은 다른 이의 행복을 샘낼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기는 다른 이가 잘 되는 것을 배 아파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오직 우리 자신이 잘되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이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사랑은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도록 하지만, 시기는 우리를 우리 자신 안에 가두어 둡니다.”(95항)

 

교황님의 말씀대로 다른 사람의 행복을 샘내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배 아파하는 것도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잘되는 것에만 집중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는 것도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를 우리 자신 안에 가두어 두는 것도 사랑이 아니며,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도록 해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우리 격언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사촌은 전혀 남남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 가족도 아닌 애매한 관계지만 어쨌든 친척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척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것입니다. 친척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면, 그보다 더 먼 사람들이 땅을 사면 우리 배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구약성경의 잠언은 이렇게 말합니다. “평온한 마음은 몸의 생명이고, 질투는 뼈의 염증이다.”(잠언 14,30) 누군가를 시기 질투하는 것은 평온한 마음이 아닙니다. 뼈에 염증이 생기면 정말 고통스러운데, 질투가 바로 그러하다고 잠언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시기 질투하는 마음은 그토록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황님은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를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참된 사랑은 다른 이의 성공을 존중하며, 다른 이를 위협적인 존재로 느끼지 않습니다. 참된 사랑은 우리를 질투라는 씁쓸한 감정에서 자유롭게 합니다. 참된 사랑은 모든 이가 저마다의 삶에서 서로 다른 선물을 받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합니다. 그래서 행복에 이르는 자신만의 길을 발견하도록 노력하면서 동시에 다른 이들이 그들만의 길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95항)

 

교황님의 말씀대로,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지 않으려면, 누군가를 시기 질투하는 마음 때문에 극도로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의 성공을 존중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삶에서 서로 다른 선물을 받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서 행복에 이르는 자신만의 길을 발견하도록 노력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그들만의 길을 찾아가도록 해줘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서로 다른 선물을 받아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받은 선물과 다른 사람이 받은 선물을 비교할 필요가 없고,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과 다른 사람이 가고 있는 길을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비교는 불행의 시작입니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자만과 허영심이 생기거나 시기 질투가 생겨납니다. 그러면 불행도 함께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시기 질투의 고통을 겪지 않으려면 비교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부터 해야 합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거나 다른 자녀와 내 자녀를 비교합니다. 그렇게 비교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불평을 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어느 강론 중에 불평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불평을 하는 것은 나쁩니다. 우리는 고통스러울 때, 다른 사람은 물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불평합니다. 불평하는 것이 나쁜 이유는 우리에게서 희망을 앗아가기 때문입니다. 불평을 일삼는 삶의 장난에 넘어가지 맙시다.

 

혹시 무엇인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주님께 달려갑시다. 그분을 신뢰합시다. 불평은 희망을 앗아가고, 가능성을 앗아가며, 벽처럼 우리를 가둡니다. 불평을 터뜨리지 맙시다. 그러다가는 거기에서 나올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주님께서는 인내로우시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를 빠져나오게 하실지 잘 아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여정에서,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언제나 우리와 함께해 주시고,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것을 믿읍시다. 주님은 어려운 순간에도 늘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러니 불평을 피난처로 삼지 맙시다. 우리에게 해가 되니까요. 우리 마음을 아프게 만드니까요.”

 

이태리의 살보 노에 교수의 『불평 멈추기』라는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 사랑받은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주님의 손에 이끌려 상처와 후회의 심연에서 빠져나와 생명을 선택하고 이웃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삶에서 불평을, 판단에서 해로운 견해를, 생각에서 애매모호한 면을, 만남에서 험담을, 마음에서 울분을 떨쳐버리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안에 사랑이 머무르도록 하는 여정입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의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고, 상처를 치유하며, 관계를 회복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며, 삶을 희망의 위대한 제작소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