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 21:07

가정미사 강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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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성 바오로 사도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1코린 13,4)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2016년에 발표하신 권고 『사랑의 기쁨』에서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설했습니다.

 

“사랑은 다른 이에게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된다는 것을 뜻하기에 ‘친절합니다.’라고 번역됩니다. 다시 말해서, 사랑은 언제나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93항)

 

교황님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사도 바오로가 사랑은 친절하다고 말한 것이 단순히 친절하다는 의미를 넘어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말한 친절함은 언제나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정에 대입해 보면, 가정 안에서는 언제나 서로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반드시 나의 희생을 전제로 합니다. 내가 상대방을 도와주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나의 희생 없이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정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때로는 우리가 잘 깨닫지 못하는 ‘희생’으로 유지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희생 없이 자녀의 양육은 불가능합니다. 이 희생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는 각자의 부모님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더라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가정 안에서 가족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희생은 부모님에게만 맡겨진 몫이 아닙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하는 몫입니다. 자녀가 희생할 줄 모르고, 희생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것만을 하면서 자라난다면 그 자녀가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남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을 수 없습니다.

 

교황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냐시오 데 로욜라 성인의 말대로 ‘사랑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랑은 그 모든 풍성한 결실을 보여 줄 수 있으며 내어 주는 행복, 곧 보상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내어주고 봉사하는 기쁨을 위하여 우리 자신을 아낌없이 헌신하는 고귀함과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94항)

 

이냐시오 성인의 말씀대로 사랑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말로는 누구나 다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동으로는 누구나 다 사랑할 수 없습니다. 말은 그냥 할 수는 있지만, 행동은 그냥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행동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희생이 반드시 동반되기 때문에 그냥 할 수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랑이, 내어 주는 행복, 곧 보상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내어주고 봉사하는 기쁨을 위하여 우리 자신을 아낌없이 헌신하는 고귀함과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대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희생이 동반되기에 힘든 일이지만, 그 안에 내어 주는 행복이 있고, 또 보상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내어주고 봉사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복과 기쁨으로 인해 우리 자신을 아낌없이 헌신하는 고귀함과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교황님의 말씀대로 희생과 헌신은 고귀하고 위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부모님들의 자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은 고귀하고 위대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부모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각자의 가정 안에서 여러분들이 날마다 쏟는 희생과 헌신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가정 안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많겠지만, 희생과 헌신과 기도가 그 모든 것을 이겨내도록 해줄 것입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주 예수님께 우리 가정의 어려움들을 봉헌하면서,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전구에 우리 가정을 맡겨드리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