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것이 문제입니까?”

가톨릭부산 2020.10.14 14:13 조회 수 : 26

호수 2619호 2020.10.18 
글쓴이 이성주 신부 

 “정말 그것이 문제입니까?”

 
이성주 신부 / 이기대성당 주임
 
   코로나19 이후 어렵게 세례성사를 거행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참으며 기다려준 예비 신자들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한 달 뒤에 첫 고해성사를 하였는데 내심 많이 오시길 기대했으나, 절반 조금 못 미치는 분들이 오셨습니다. 불참 이유를 알아보니 직장 문제가 제일 컸습니다. 교리반에 나올 때는 직장에서의 퇴근 시간이 문제가 안 되었는데, 이제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전교는 ‘무엇이 문제인가?’를 생각해보는 날입니다. 쉬는 신자들을 대상으로 2019년 교구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가톨릭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다가가기 어렵고, 지속하기 어려우며, 떠나도 관심을 안 가져주는 종교’라고 조사되었습니다. 누가 그런 문제를 만들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새 신자들이 직장 문제로 첫 고해를 미루는 것처럼, 어떤 문제가 지금 나의 전교를 미루고 있습니까? 혹시 생각하는 모든 것이, 또 지금 필요성을 못 느끼기에, 회피하려는 것이 진짜 문제가 아닙니까?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행복했을 때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때는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컸기에 모든 것이 문제가 안 되었습니다. 전교는 새 신자를 입교시키는 것과 쉬는 신자를 다시 데려오는 것이 모두 포함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감사하는 마음이 이웃에게 진심으로 비추어진다면 다가가기 어렵고, 지속하기 어려우며, 관심을 안 가져주는 종교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있더라도 공동체가 노력하면,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 주님이 도와주실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쇼핑도 인터넷을 통한 언택트(비접촉) 거래가 활발해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최고의 쇼핑 기준은 무료반품 제도라고 합니다. 구매한 음식을 먹어 보고도 마음에 안 들면 이유를 불문하고, 반품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혹시 우리가 하느님도 무료반품을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느님은 반품의 대상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택한 우리를 끝까지 반품하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이고, 성령의 활동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쉬는 신자, 예비 신자들에게도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전교 주일, 반품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고쳐주시고, 살려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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