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영 신부(대양전자통신고등학교 교목)
마태 11,28-30

 

 

 

 



다시듣기가 안되시는 분은 바로듣기를 선택해주십시요

 

찬미 예수님! 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이야기를 좋아하는 서진영 미카엘 신부입니다. 오늘 12월 9일 대림 2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4일간 강론을 맡게되었습니다. 지상강론이면 조금 보시기 쉽게 정리를 할텐데, 음성방송이라 좀 듣기 좋게 달리 말해 조금 재미있고, 편하게 강론이라기 보다 이야기에 더 가깝게 말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입니다.

  눈덮힌 산길을 두 남자가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목적지까지는 한참 멀었는데 이미 해는 저물었고, 희미한 달빛도 사납게 불어오는 눈바람 앞에서 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 때 길 위에 쓰러져 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아직 숨은 붙어 있었지만 온 몸이 너무나 차가웠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이 사람이 분명히 죽을 것이고, 그렇다고 함께 가기에는 너무 벅차는 생각으로 둘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문제로 다투던 중 포기하자고 한 사람이 자기 혼자 먼저 가 버렸습니다. 별수 없이 뒤에 남은 사람이 쓰러져 있는 사람을 업고 느릿느릿 억지스레 걷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이 지나 새벽이 올 무렵 뒤에 쳐진 사람은 길 위에서 먼저간 사람이 얼어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먼저 간 사람은 혼자 길을 가다 추위에 지쳐 쓰러진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뒤따라온 사람은 생각했습니다. 비록 누군가를 등에 업고 오느라고 고생은 했지만, 자신의 체온과 등에 업은 사람의 체온으로 그 추운 밤길을 해쳐 올 수 있었다고, 그래서 자신은 추위에 지쳐 쓰러지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업은 것이 그 사람과 자신을 살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멍에과 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부담이 되는 어떤 사람이 결국 나를 살게 하는 사람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짐스러운 것이 아니라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고, 내를 살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그래서 이야기에 이어 어떤 분이 쓰신 인생의 짐이라는 짧은 글 한편을 읽어 드립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아가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나라의 짐, 가족의 짐, 직장의 짐, 이웃과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 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내가 짊어지고 온 짐들은 내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선물들이었습니다.

  가끔 주님의 말씀이 멍에처럼 여겨지고 짐스럽게 다가온 적도 있었지만, 결국 멍에와 짐이 선물이 되어 오늘의 나를 살아 있게 합니다. 오늘 하루도 각자의 어깨에 짊어진 그 짐을 소중히 챙기길실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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