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1 14:42

가정미사 강론 6

조회 수 7 추천 수 0 댓글 0

+찬미예수님

 

성 바오로 사도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1코린 13,4)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2016년에 발표하신 권고 『사랑의 기쁨』에서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설했습니다.

 

“참고 기다린다는 것은 다른 이가 우리를 계속 학대해도 놔두거나, 육체적 폭력을 용인하거나, 다른 이가 우리를 이용해도 내버려 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상적 관계나 완벽한 사람을 기대할 때, 또는 자기 자신을 중심에 놓고 모든 것이 자기 방식대로 되기를 기대할 때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문제가 생기게 되면, 우리는 모든 것에 인내심을 잃고 공격적으로 반응합니다. 우리가 인내심을 키우지 않으면, 화를 내며 반응한 것에 대하여 늘 변명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에 우리는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갈 수 없고, 자신의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인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가정은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92항)

 

교황님의 이 말씀에서 먼저 우리의 가정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학대, 육체적 폭력, 가족을 이용하는 것, 이상적인 관계와 상대방이 완벽한 사람이기를 기대하는 것, 자기 자신을 중심에 놓는 것, 모든 것이 자기 방식대로 되기를 기대하는 것, 인내심을 잃는 것,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 화를 내며 반응하는 것, 변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가정에 있을 때 그 가정은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교황님은 경고하십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 가정에 전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가정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인간적인 부족함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데,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한두 번이 아니라 가정 안에서 계속 생겨난다면 그 가정은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어느 가수가 도시인들의 삶에서 ‘집이란 잠자는 곳’이고, ‘직장이란 전쟁터’라고 노래했는데, 여기서 집마저 전쟁터가 된다면 사는게 지옥일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가정이 전쟁터가 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모습대로 이 세상에서 나와 함께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인내가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나를 방해하거나, 나의 계획을 망치거나, 그들의 행동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나를 괴롭히거나, 그들이 내가 바라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사랑에는 언제나 깊은 연민의 측면이 있으며, 이는 다른 사람이 내가 바라는 것과 다르게 행동할지라도 그를 이 세상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도록 합니다.”(같은 항)

 

교황님의 해결책은 매우 구체적입니다. 내 가족이 나를 방해하거나, 나의 계획을 망치거나, 내 가족의 행동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나를 괴롭히거나, 내 가족이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닐지라도 그들이 그들의 모습대로 나와 함께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깨닫고 인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족이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사랑이며, 사랑에는 언제나 깊은 연민이 담겨 있기에, 내 가족이 내가 바라는 것과 다르게 행동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도 바오로가 말한, 참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아빌라의 대 데레사 성녀는 “인내는 모든 것을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이 미사 중에 하느님께 우리 가정에 인내가 뿌리내릴 수 있는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