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9 22:29

가정미사 강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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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6년에 발표하신 권고 『사랑의 기쁨』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정의 힘은 사랑하는 능력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능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가정은 아무리 문제가 있다 하여도 언제나 사랑에서 출발하여 성장할 수 있습니다.”(53항)

교황님의 말씀대로 모든 가정은 고유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하고, 자녀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힘입니다. 이 힘은 가정에서가 아니면 그 어디에서도 나올 수 없고, 또 배울 수도 없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라난 자녀가 나중에 커서 다른 사람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또, 교황님의 말씀대로 가정에 아무리 많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가정은 언제나 사랑에서 출발하여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가정에 쌓인 많은 문제들을 사랑으로 풀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은 오직 사랑으로만 풀 수 있는 것입니다. 외부의 힘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직 그 가정의 가족 구성원들 간의 사랑으로만 풀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여러 가정들이 사랑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소명을 실천하고 도중에 자주 넘어지더라도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에 대하여 저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57항)

 

교황님의 말씀대로 우리의 가정생활은 항상 평온할 수 없고, 도중에 자주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며,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고의 다른 항에서 교황님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주 그리스도께서는 혼인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인 부부를 만나러 오시어 그들과 함께 머무르십니다.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의 사랑을 받아들이시어 이를 정화시키시고 완전하게 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또한 당신 성령을 통하여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힘을 주시고, 그들의 삶 전체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스며들게 하십니다. 이렇게 하여 부부는 거룩해지고 고유한 은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만들며 가정 교회를 이룹니다.”(67항)

교황님의 이 말씀은 모든 그리스도인 부부에게 대단히 중요한 메시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혼인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인 부부를 만나러 오시어 그들과 함께 머무르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가 반드시 신앙인들에게 혼인성사를통해 부부로 맺어지도록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이것이 신앙인 부부와 비 신앙인 부부의 결정적인 차이이기도 합니다.

 

모든 성사에는 고유한 은총이 있고, 혼인성사의 은총은 바로 예수님께서 친히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힘을 주시고, 그들의 삶 전체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스며들게 해주시는 것이라고 교황님은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하여 부부는 거룩해지고 혼인성사의 은총으로 예수님의 몸을 만들며 가정 교회를 이루는 것입니다.

 

혼인성사로 맺어진 신앙인 부부의 가정이 가정 교회를 이룰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혼인성사를 통해 예수님께서 그 가정에 머무르시고 그 가정의 주인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관면 혼배로 맺어진 부부에게도 이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관면 혼배도 엄연한 혼인성사이기에, 비록 한쪽 배우자가 신자가 아닐지라도, 관면혼으로 맺어진 부부의 가정의 주인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렇기에 그 가정 또한 가정 교회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 부부의 가정은 자신의 가정을 가정교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가정교리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온 가족이 하루 중에 잠깐이라도 함께 모여 촛불을 밝히고 기도하며, 함께 하느님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가정교회의 본질입니다. 그런 시간을 가질 때 비로소 그 가족은 예수님을 참으로 우리 가정의 주인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모든 가정 안에 현존하시며 함께 하시는 예수님께서는 특히 그리스도인 부부의 가정이 당신을 찾고 당신께 의탁할 때 그 가정의 많은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데에 도움을 주실 것이고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 가정의 어려움을 밖에서 풀려고 하지 말고 가정 안에서 언제나 예수님과 함께 기도와 사랑으로 풀어나가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