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9 12:53

가정교리 13과

조회 수 11 추천 수 0 댓글 0

가정교리 제 13 과 - 사도신경의 신앙 고백문은 어떻게 되나요?

 

《1.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2.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3.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4.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5.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6.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7.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8. 성령을 믿으며

9.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10. 죄의 용서와

11.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12.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Youcat 프렌즈』p.34)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는 처음부터 자신의 신앙을, 모든 사람을 위한 간결하고 규범적인 신앙 조문條文들을 통해서 표현하고 전달해 왔습니다. 초기부터 교회 공동체는 신앙의 핵심 내용을 조문의 형태로 요약했는데, 이것은 세례 받기를 원하는 예비신자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신앙의 종합을 ‘신앙 고백’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고백하는 신앙을 요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것을 라틴어로 Credo(=‘저는 믿나이다.’) 라고도 하는데, 신앙 고백문이 이 단어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또 이것을 ‘신경’信經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은 그리스어 σύμβολον(=symbolon)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이 단어는 원래 깨뜨린 물건의 반쪽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원의 증표로 제시되던 것입니다. 제시된 물건을 나머지 반쪽과 맞추어 보아서 그것을 가진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경’은 신앙인들 사이의 확인과 일치의 표지였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경은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서 무엇을 믿고 고백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해답집입니다.”(『설교집』214,1)

 

교부들은 자주 그리고 강한 어조로 ‘신경’에 대한 묵상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들은 ‘신경’에 담긴 신앙 고백 안에서 교회가 고백하고, 가르치고 전해준 신앙의 진리가 핵심적으로 집약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신앙 고백문들이 신자들의 생활에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기도와 묵상에 참되고 적합한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루살렘의 치릴로 성인은, ‘신경’이야말로 교회에 의해 전해지고 성경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신앙의 진리의 총체로 여겼고, 우리의 마음 안에 새겨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성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신경을 종이에 적지 말고, 마음 속 기억에 새겨 넣으십시오... 고백문 하나 하나를 주의 깊게 들으면서, 신경을 외우십시오. 성경의 영감을 받은 각 고백들이 표현하는 것을 적절한 시간마다 깨닫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겨자씨가 그 작은 씨앗 안에 많은 가지들을 담고 있는 것처럼, 신경도 그 짧은 고백문들 안에 구약과 신약 안에 들어 있는 참된 믿음의 모든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이여, 여러분이 받은 가르침들을 잘 간직하면서 여러분의 마음속 깊은 곳에 그것을 새겨 넣으십시오.”(『예비신자 교리교육』V,12)

 

또, 암브로시오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경은 영적 인장이며, 우리 마음의 묵상이고, 항상 존재하는 보루와도 같은 것입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신경은 우리의 가슴속에 지켜야할 보물입니다.”(『신경 해설』I)

 

‘인장’은 라틴어 sigillum을 번역한 것인데, ‘날인’, ‘인호’ 등으로도 번역되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받으면서 그리스도께 속해 있음을 나타내는, 지워지지 않는 영적인 표지인 인호를 받습니다. 이 인호는, 인간의 죄 때문에 세례가 구원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어떠한 죄로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암브로시오 성인은 우리가 교회로부터 전해 받은 ‘신경’도, ‘영적 인장’ 즉, 세례 때 받는 인호와 마찬가지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표지로 해석합니다. 단순히 외우고 읊기만 하는 기도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암브로시오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룩한 사도들이 함께 모여서 신앙의 요약문을 작성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신앙의 모든 진리를 간결하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간결함은 우리의 기억 속에 항상 간직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도가 열두 명이었듯이, 신경의 조문도 열두 가지입니다.”(『신경 해설』II.VIII)

 

암브로시오 성인은 열두 사도가 직접 신경을 작성했다는 전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실제 사실이라기보다는,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신앙 전체를 사도들의 숫자로 상징하고자, 신경을 열두 절로 구분하는 관습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사도신경’이 사도들의 신앙을 충실히 요약했다는 점에서 이 이름으로 불리기에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사도신경은 로마 교회에서 세례 예식 때 사용했던 신앙고백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교회는 세례 예식 때 사도신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크리솔로고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하느님께서 ‘신경’을 원하실까요? 그분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대를 위하여 그것을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분께서 의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대가 믿도록 하기 위해서 ‘신경’을 원하십니다.”(『설교』62,3)

 

베드로 크리솔로고 성인은 아주 중요한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께서 지금 우리가 고백하고 있는 형식의 ‘신앙고백문’을 원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 등의 위험으로부터 굳건하게 의지할 수 있는 기초를 하느님께서 원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느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분을 믿고 있는 ‘나’를 위해서, 바로 내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 이 주제에 대해 더 배우고 싶은 분은 다음 강의를 참고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IAuEHbWs1s0&t=147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