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6년에 발표하신 권고 『사랑의 기쁨』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가정을 남편과 아내와 그들 자녀의 손에 맡기시어 그들이 인간적인 친교를 이루도록 하셨습니다. 이러한 친교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이루시는 일치의 모습을 따르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며 교육하는 활동은 하느님의 창조 활동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가정은 날마다 함께 기도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읽으며 성찬의 친교에 함께 참여하여 사랑을 키워나가며 성령께서 머무르시는 조금 더 완전한 성전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부르심을 받습니다.”(29항)
교황님의 말씀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먼저 남편과 아내와 자녀로 이루어지는 가정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이루시는 일치의 반영이라는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느님께서 언제나 사랑으로 하나이신 것처럼 가정 안에서도 남편과 아내와 자녀가 언제나 사랑으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 교황님은 부모가 아이를 낳아 기르며 교육하는 활동은 하느님의 창조 활동의 반영이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창조 활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부모님들이 자녀를 기르며 교육하는 모든 과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 교황님은 가정이 날마다 함께 기도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읽으며 성찬의 친교에 함께 참여하여 사랑을 키워나가는 성령의 성전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교황님의 이 말씀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가정교리와 가정미사에 정확하게 부합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매일의 가정교리를 통해 가족이 날마다 함께 기도하고, 하느님의 말씀과 그 말씀을 바탕으로 하는 교회의 가르침을 읽고 배우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지금 이 시간 가정미사에 가족이 함께 참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가정 안에서 사랑을 키워나가게 되며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전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권고의 다른 항에서 교황님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자녀 양육에서 직면하는 가정의 문제들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부모는 지쳐서 집에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고, 심지어 많은 가정에서는 더 이상 식사를 함께 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 중독을 포함해서 여러 방해 요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해 주는 데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합니다. 가정들이 받는 심각한 스트레스도 있습니다. 이 가정들은 현재 서로 화목하게 살기보다는 미래의 문제에 대처하는 데에 더 애를 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는 문화적인 문제로 직업의 불안한 미래, 경제적 불안정,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더욱 악화됩니다.”(50항)
교황님이 말씀하신 많은 문제들 중에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가정들에게 해당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가정 안에서 서로 간의 대화가 사라지는 것이 이 모든 문제들의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모가 지쳐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고, 가족이 서로 식사를 함께 하지 않고, 텔레비전에 중독이 되어 있는 등의 문제에서 핵심은 가족 간의 대화가 점점 힘들어지고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대화 없이 풀기 어렵고, 대부분 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방금 말한 그런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이미 가정 안에 존재한다면, 그 안에서 어떤 새로운 대화의 창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가정교리를 제안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새로운 대화의 창구 마련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바쁘고 정신없이, 대화 없이 지내더라도 하루에 10분 정도는 함께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자는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매일의 가정교리 시간이 여러분들의 가정에 새로운 대화의 창구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