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묵상 듣기 : youtu.be/NladasLM0io
안식일에 일어난 일. 하느님의 날이자 우리가 하느님의 창조를 기억하며 지내야 하는 이 날 주님의 집으로 모두가 모인 회당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것을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하느님의 전능하심에 가장 어울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때 이를 지켜보는 시선들은 전혀 다른 의미로 이 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먹이를 노리며 도사리는 사나운 짐승과 같은 시선으로 하느님의 날에 회당에 서 있는 이들은 다름아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율법을 수호하고 지키며 살아가는 그들은 사람들에게 '스승'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안식일이 차지하는 의미는 곧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형상을 그리게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들은 '모세'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었으니 그 시대의 모세들의 시선이 오늘 회당에서 누군가 병을 고쳐주는 것을 고발하고 단죄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안식일은 '멈추는 날'이었습니다. 곧 죽은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은 그 날 글자 그대로의 안식에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자신들만 살아있는 날, 곧 가르침의 날이고 누군가는 하느님 앞에서 꼼짝 없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예수님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불러 내십니다. 모든 시선의 의미를 아는 예수님은 그를 앞에 두고 안식일이 어떤 날인가를 물으십니다. 그 대답에 따라 하느님의 결정되는 질문입니다. 그들은 시선으로 누군가를 죽이려 도사리고 있었으나 예수님은 그들의 말로 그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내게 하셨습니다.
비겁한 이들은 결국 예수님의 질문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 침묵이 그들의 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질문에 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안식일은 죽은 날이었습니다. 글자를 헤아림으로 세상을 멈추고 죽음의 날로 만들어 버린 이들에게 선악의 기준이 사라지고 그날의 기준은 자신들만을 위한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들의 죽은 날에 예수님은 한 사람의 인생을 살려내십니다. 살림의 말씀은 "손을 뻗어라"였습니다.
한 사람은 인생을 찾았고 기쁨에 감싸였으나 그 시선의 사람들은 이제 분노와 단죄의 실천을 논의합니다. 안식일에 말입니다. 결국 그들은 답을 한 셈입니다. 안식일은 누군가를 죽이는 날이라고 말입니다.
주일마다 겪고 있는 논쟁 속에 우리의 만남은 어떤 의미여야 할까요? 그리스도의 날에 우리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아픈 이들은 언제나 처럼 우리 앞에 있고 우리는 그리스도를 보며 대답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