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전 세계가 코로나 때문에 힘듭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코로나 때문에 변화된 우리의 삶에 대한 얘기를 들었는데요.
그 중에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반찬을 위한 재료의 판매가 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따로 따로 지내던 가족들이
이제는 같이 식사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사실 신앙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미사가 금지되는 역경도 겪었고
그만큼 주님의 주님을 향한 마음이 절절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솔직히 사제로써 처음 맛보는 한가한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요.
그 널럴해 진 시간에 저는 좀 더 열심히 성경을 읽었습니다.
시편에서 절절히 동감하고 이사야서에서 가슴이 아렸는데요.
무엇보다 예레미야서를 읽을 때는 속도가 더뎠습니다.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이
지금 우리 시대를 지적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쓰리고 아팠기 때문입니다.

근래에 독서 말씀이
계속 이사야와 예레미야의 예언으로 꾸려지는 만큼,
그 때의 느낌이 다시 살아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1독서 예레미야를 통해서 말씀하신
주님의 무서운 말씀, “너의 죄악이 많고,
허물이 컸기 때문이다”(30,14)라는
하느님의 고백에 담겨있는 주님의 진심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죄를 지었으니 벌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시는
주님의 진짜 속내를 알려드리고
죄 값은 꼭 치르게 될 것이라는 주님의 엄포에 담긴
하느님의 진심을 일깨우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우리 교우분들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자긍심으로 기쁨이 커지고
참 행복을 살아가시길 소원하는 것입니다.

그분의 영원 앞에 인간의 삶은 점 하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세상과 타협하고
세상에 굴복하며 헛된 시간에 몰입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진실이 아닌 거짓, 정의가 아닌 뒷 담화에 골몰하며
상대의 허물에 집중하는 어리석음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잊지 맙시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을
온통, 전부, 몽땅, 깡그리 챙기고 계십니다.
우리 마음속에 비밀로 간직된 생각까지
낱낱이 헤아리고 계십니다.
우리들이 은밀히 저지른 죄까지도 환하게 알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그렇게 전능하신 분이신 까닭입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단 하나만을 원하십니다.
지은 죄를 애써 감추려들지 말고,
이제 더 이상은 숨기려고 애쓰지 말라고 권하십니다.
주님께 모든 죄를 고백하고 털어놓기만 하면
무슨 죄를 막론하고 죄의 값에서 해방시켜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우리가 당신께 우리의 죄를 맡겨주기만 하면
당신께서 손수 해결해주겠다고 단언하십니다.
이렇듯 주님께서는 우리의 회개를 기대하시고 크게 기뻐하십니다.
때문에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당신의 뜻을
결단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예레미야 예언자가 그 진리를 너무 쉽게 설명해 주는데요.
“누가 위로 하늘을 재고 아래로 땅의 기초를 헤아릴 수 있다면
나도 이스라엘의 모든 후손이 저지른 온갖 소행 탓에
그들을 모두 내던져 버릴 수 있으리라.“(예레 31,37)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 중에 그 누가 하늘을 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때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버릴 수 있겠다는 겁니다.
아, 그런 능력이 우리에게 없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거푸 다짐해 주십니다.
“너희가 낮과 맺은 내 계약을 깨뜨리고
밤과 맺은 내 계약을 깨뜨려,
낮과 밤이 제때에 오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
나의 종 다윗과 맺은 내 계약도 깨져
그의 왕좌에서 다스릴 아들이 나오지 못할 것이다.”
(예레 33,20-21)
만약에 어느 인간에게
하느님께서 만드신 밤과 낮을 없앨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당신 아들 예수님을 통한 구원사업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란 말씀입니다.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모자라고 못난 인간들에게
이 얼마나 든든한 약속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매일 미사에 실린 성경구절만 읽으면서
하느님의 말씀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깨닫기 바랍니다.
성경을 읽고 또 잃고 쓰고 또 쓰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느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좋은 주님의 약속이 듬뿍 담겨있는 성경과 친해져서
세상에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자비에 의탁함으로
오로지 기쁘고 더없이 감사한 믿음인으로 도약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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