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원문>
꼭 머무르십시오
내 마음의 창고는
펑 터질 듯
알록달록 기쁨과, 깊거나 얕은 상처와
욕심과
자만심과
교만함과
뿌리도 없고 이유도 알수없는 자잘한 소망들의 잡동사니였다.
채우는 것만 배우고
비우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
무엇이든 더 채우고 더 알아야 하는
끝없는 욕망과 욕심에서 겨우 빠져나와
마음을 잘라내고
창고를 비운 날
비로소 당신이 와 머무를 방이 생겼다.
내가 원하는 욕망이 이루어지기 전에
부디 주님
내가 모신 그 방에서
나의 또 다른 욕심이 당신을 쫓아내지 못하도록
강력접착제 바른 의자에 앉아
꼭 자리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