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업무

2020년 부활 3주일

루카복음 24.13-35
<빵을 떼실 때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예수님의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오늘 복음은 엠마오로 가는 길을 통하여 초대 교회가 말씀의 전례에 해당하는 부분과 성찬 전례에 해당하는 부분, 곧 오늘날의 미사형식을 틀로 삼아 예수님의 발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모세와 율법서와 모든 예언서를 비롯하여 성경전체를 설명해주시는 것이 오늘날 말씀의 전례이고, 식탁에 앉아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주시는 것은 성찬의 전례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 주는 메시지는 우리 역시 말씀과 성찬의 전례로 이루어진 이 미사성제를 통하여 눈이 열리고 깨달음을 얻어 뜨거운 감동을 느끼자는 것입니다.

 

경상도 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밥도, 아는?, 자자', 이게 남편이 아내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의 전부라는 것입니다.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랑하는 와이프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표현이 밥도, 아는?, 자자라고 한다면 이 말을 듣고 누가 뜨거운 감동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수고와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공을 들여야 합니다. 신앙인에게 있어 예수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서도 공을 들여야 합니다. 성서를 공부하고, 복음을 묵상하며, 이웃과 친교를 나누기 위해 나 자신을 낮추고 죽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엠마오로 가는 30리길(12)동안 예수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들었습니다. 그 결과 그날 밤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그들은 눈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예수님의 그 말씀에 그리고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는 그 모습에 뜨거운 감동을 받았고, 그 뜨거운 감동은 초세기 교회 공동체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미사가 재개될 때 우리도 엠마오의 제자들처럼 뜨거운 감동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말씀을 마음에 새겨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데 한마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0426

율하성당 주임신부 최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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