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의 공복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매일의 영성체를 신앙생활의 중심으로 삼고 지내던 분들에게 이 두 달의 시간은 정말 길게 느껴지시리라 생각합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신령성체(영적 영성체)를 하도록 교회가 권고하지만, 하루 빨리 성체를 모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활대축일 저녁에 밀라노 두오모에서 가진 희망 콘서트에서, 첫 노래로 <Panis angelicus>를 부르는 것을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천사의 양식은 우리 양식 되고, 천상의 양식을 우리게 주시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성가 가사입니다. 탁월한 성체신심을 가졌던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영성체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특별히 우리가 주님을 모시기에 너무나 비천한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가난하고 비천한 종이 주님을 모시다니!”
O res mirabilis, manducat Dominum pauper servus et humilis.
놀라움도 없이, 가난하고 비천한 존재임도 잊은 채 무감각하게 영성체하던 우리이지만, 이 판데믹 시대에 성체를 그리워하는 우리 마음을 노래하는 것 같아 <Panis angelicus>가 더욱 절절하게 들려옵니다.
“왜 우느냐? 누굴 찾느냐?”
무덤에서 사라지신 주님을 울며 찾아나선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주님을 찾는 간절한 마음들이 부활하신 그분을 만나기를 기도하는 화요일 아침입니다.
전쟁의 종식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