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성주간 월요일
성주간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모두 이사야서가 1독서로 봉독 됩니다. 대 예언서중의 하나인 ‘이사야서’는 특별히 ‘주님의 종의 노래’를 들려줍니다. 첫째 노래, 둘째 노래, 셋째 노래, 그리고,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넷째 노래를 듣게 됩니다.
복음은 성주간 월요일에는 ‘예수님의 죽음(장례)’을 예고하고, 화요일에는 ‘제자들의 배반’을 들려주며, 수요일에는 ‘유다의 배반’과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를 지내신 사건’을 기억합니다.
오늘 복음의 등장인물은 예수님과 유다와 마리아입니다. 마리아는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립니다.
이에 유다 이스카리웃이 불만을 털어 놓습니다.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삼백 데나리온이면 노동자가 일 년을 일한 품삯을 전혀 쓰지 않고 모은 거액에 해당합니다.
마리아가 삼백 데나리온이나 되는 향유를 남김없이 예수님 발에 부어드릴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수님이 그녀에게는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다에게 있어 수난을 앞둔 예수님은 스승도, 주님도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유다는 예수님을 삼백 데나리온 짜리 향유보다 훨씬 낮게 가치평가를 했습니다. 그래서 바닥에 흘려버린 향유가 그에겐 그렇게 아까웠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풍성한 자비가 일 년 중 가장 풍요롭게 흘러넘치는 성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예년과 같지 않은 성주간을 보내게 되지만 우리가 지닌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것, 가장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삼백 데나리온’이 우리 관심의 초점이 되기보다 예수님을 위해 그 좋은 향유를 미리 준비한 마리아의 정성과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2020년 성주간 월요일
율하성당 주임신부 최요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