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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수난 성지주일

교회는 주님 수난 성지주일을 시작으로 성주간을 시작합니다. 오늘 교회는 전례 안에서 두 가지 중요한 요소를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먼저 성지 축복과 행렬을 통해서 호산나, 다윗의 후손을 외치며 세상에 오신 메시아를 환호하며 반기는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합니다. 그러나 기쁨과 환호의 순간도 잠시 이어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외면 받고 죽음의 길을 걸어가시는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게 됩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시는 하느님의 구원신비를 기념하는 성주간을 지내야 하겠습니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에 전해지는 성경말씀은 수난의 길, 죽음의 길을 걸으실 예수님에 대한 것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짐을 알려줍니다. 

1독서는 이사야서에 실린 주님의 종의 노래에서 주님의 뜻에 따라 매질과 모욕에 자신을 내맡기는 종의 모습을 수난 받으시는 예수님의 예표임을 알려줍니다. 주 하느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않고,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이사 50,5)는 말씀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모욕과 질시, 고통 속에서도 우리를 위한 십자가의 길, 수난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실 것임을 기억하게 합니다

2독서는 그리스도 찬가로서,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사람이 되시고 죽음에 이르시기까지 순종하셨음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강생의 신비와 함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8)는 말씀처럼 온전히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의 복음은 예수님의 수난기로, 유다 이스카리옷의 배신, 최후의 만찬을 통한 성체성사 제정, 겟세마니에서의 기도와 체포,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는 일을 전한 다음, 빌라도의 신문과 사형 선고, 총독의 군사들이 예수님을 조롱하고 십자가를 지게 하여 골고타로 끌고가는 과정을 전합니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르 버리셨습니까?’ 라는 말씀을 남기고 숨을 거두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백인대장은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27,54)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시는 하느님의 구원신비를 기념하는 성주간의 시작인 주님 수난 성지주일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은 우리 죄로 인해 예수님께서 어쩔 수 없이 당하신 비참한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독서에서 전해주었듯이 거역하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는 주님의 종으로서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하느님께 순명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기는 인간의 배신과 죄와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을 전하는데 그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넘어서는 주님의 사랑과 구원이 우리에게 주어졌음을 선포하고 믿게 하는 기쁜 소식으로서의 복음인 것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성주간을 시작하는 오늘!

우리를 위한 사랑으로 걸으신 수난과 죽음,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면서 영광된 부활의 시간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한마디 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력한 요구로 인해 우리 신앙의 가장 큰 은총의 시간이 되어야 할 성주간에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참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죽음이 눈 앞에 보이는 수난의 길에서도 하느님 아버지께 의탁하며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느끼는 참담함과 아쉬움, 절망과 분노,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 마저도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 맡기며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십시오. 온전한 기쁨과 충만함은 주어지지 않지만 방송미사를 할 수 있음에도 감사하고, 함께 찬양하고 기도할 순 없지만 침묵 중에 홀로 기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금의 이 시련과 답답함을 없애주실 분은 유일한 우리의 주 하느님이심을 믿고 고백할 수 있다면, 이번 부활은 새로운 은총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날이 될 수도 있음을 희망했으면 합니다. 함께 기도합니다.

우리는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로마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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