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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5일 (주님수난성지주일) 강론

by 율하성당홍보분과 posted Apr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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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주님수난성지주일

성지주일인 오늘부터 우리는 성 금요일까지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묵상하게 됩니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 전례의 두 가지 큰 주제는 바로 주님의 승리와 수난입니다. 축성된 성지가지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수님을 열렬히 환영하는 의미로 손에 들고 흔들던 가지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예수님을 환영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돌변해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함을 치게 됩니다. 침을 뱉고 돌멩이를 던지며 온갖 멸시와 조롱을 하면서 마침내는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함을 칩니다. 그래서 성지주일의 두 번째 의미는 비참한 죽음에 이르는 예수님의 수난입니다.

 

복음의 말미에서 예수님께서는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고 목 놓아 외치십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외치신 이 절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주 외치게 되는 고통과 아픔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시련에 부딪칠때마다, 눈물과 슬픔이 엄습해 올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을 원망하고 세상을 미워하곤 합니다. 때로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하느님이 없는 듯이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곤 내 마음속에서 하느님을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결코 무기력하게 죽으실 분이 아님을 부활을 통해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따라서 살기 위해 죽고, 죽어야만 산다는 부활 신앙을 우리는 이번 성주간 동안 마음속 깊이 새겼으면 합니다.

오늘 예수님의 죽음이 우리에게 그 사실을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2020년 4월 4일

율하성당 주임신부 최요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