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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일 (사순 제5주일 목요일) 강론

by 율하성당홍보분과 posted Apr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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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사순 5주간 목요일


사순시기 마지막 주간에 읽고 있는 요한 복음서의 내용들은 예수님과 유다인들간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다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적 신앙관에 비추어 예수님의 가르침을 그리고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발언들을 수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성경과 역사 안에서 우리는 종교적 신념이 개방과 포용의 모습으로 작동되기보다는 고집과 배척의 태도로 작동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신앙인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부여하는 힘으로 작동되어야 하는 신앙이 뜻밖에도 타인을 배척하는 힘으로 작용 된다는 것은 삶의 묘한 아이러니 같기도 합니다.

 

자신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힘으로서의 신앙이 타인을 배척하는 힘으로 작동된다는 이 기막힌 역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신앙은 하느님의 은총이며 선물입니다. 하지만 신앙은 인간이 지닌 한계와 모순을 그 안에 포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신앙은 늘 하느님 앞에서 성찰과 정화의 과정을 가져야 합니다.

 

겸손하지 않는 신앙, 폐쇄적이고 닫힌 신앙은 자주 폭력적 모습으로 변할 위험이 있습니다.

신앙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을 모함하고 매도할 위험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유다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기반으로 예수님을 마귀 들린 사람으로 모함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혹시 그때의 유다인들을 닮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물음을 던져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041

율하성당 주임신부 최요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