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90호 2020.03.29 
글쓴이 김영규 신부 

이기적(利己的)인 우리를 다시 이타적(利他的)인 우리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김영규 신부 / 울산대리구장 
 
   우리 모두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소한 일상조차 주의해야 하는 위급한 격리의 상황에 처했습니다. 막바지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이 엄중한 재난은 무엇을 뜻하는지 읽어내는 참된 성찰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지난 시기 겪었던 그 어느 것보다  강한 전염력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곳곳을 공포와 불안 앞에 멈춰 세웠습니다. 우리는 이 재난을 통해 몇 가지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우선 비이성적인 신종 사이비 종교집단의 정신적 악성 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훨씬 강하게 우리 사회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애써야 할 정치권이 정쟁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무능함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태 초기에 나만 살자고 마스크와 물품들을 사재기하는 우리들의 야비함, 병고로 신음하는 사람들과 혼신을 다하는 의료인들에게 위로와 지지를 나누기보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우리들의 비열한 이기심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태를 통해 우리들 안에 만연된 비이성적인 사고와 탐욕, 이기주의와 무관심 등으로 사회의 병리적인 속살을 품고 있는 우리들 죄의 모습을 본 것입니다.
 
   “한 사람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왔듯이, 또한 이렇게 모두 죄를 지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로마 5,12) 이 말씀이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져 마음을 두드립니다. 
 
   그래도 봄이 왔습니다. 새 생명의 싹들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옵니다. 이제 주님께서도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주님께서는 죽고 병든 우리 자신을 “무덤에서... 끌어 올려”(에제 37,13) 다시 “하느님의 영이... (우리) 안에 사실”(로마 8,9) 것입니다. 그분은 이기적(利己的)인 우리를 다시 이타적(利他的)인 우리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부활이요 생명이시기’(요한 11,25)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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