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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2일 (사순 제2주일 목요일) 강론

by 율하성당홍보분과 posted Mar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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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사순 2주간 목요일

인간은 땅에 발을 디디고 삶을 시작한 순간부터 자기실현의 욕구를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자기실현의 욕구는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것을 자각하게 하고, 이러한 자각은 성장해가면서 노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채워지지 않은 그 부족한 부분을 재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물만 있다면, 아니 돈만 있다면 우리네 인생은 완성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착각이 우리로 하여금 혼돈의 삶을 초래합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이러한 우리들의 삶의 태도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말하고 있는 어떤 부자의 예화는 재물은 죽음 앞에서 무력하며, 재물에 의해 우리의 미래는 결코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물질에 대한 탐욕 때문에 하느님께 인색한 사람(원문:하느님 앞에 재물을 모으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느님께 인색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밝히려면 21절과 내용이 비슷한 구절들을 참고해야 합니다. "너희는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헤어지지 않는 돈지갑을 만들고 축나지 않는 재물 창고를 하늘에 마련하여라"(루카 12, 33).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루카 8, 22). 이러한 구절들을 참고해서 생각해보면 하느님 앞에 인색한 사람이란 다름 아닌 가난한 이웃에게 희사할 줄 모르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생명을 보증해주고 우리의 미래를 보증해 주는 것은 재물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하늘에 보화를 쌓는 행위가 바로 우리의 생명과 미래를 보증하는 표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율하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하루도 하늘에 보화를 쌓는 지혜로운 우리가 되길 희망하며 코로나 19를 종식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두를 위해 기도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20년  3월 12일
율하성당 주임신부 최요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