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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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듣기 : https://youtu.be/TynDlCgMOi0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 이야기는 어린 아이에게 들려주는 동화처럼 알아듣기 쉽게 들립니다. 부자가 라자로에게 하지 못한 사랑의 실천으로 어떤 결과가 빚어졌는지 본 사람이라면 우리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천국에 들어선 라자로와 지옥에 떨어진 부자에 관한 이야기는 부자의 눈높이에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은 부자는 '어떤 부자'였다는 것이고, 라자로는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부자와 우리가 알고 있는 라자로의 이야기는 모두가 알 수 있는 교훈과 다른 것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세상에 부자가 라자로보다 많을 리는 없습니다. 세상은 늘 적은 숫자의 부자와 많은 숫자의 라자로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적은 부자의 이름이 아닌 라자로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시선을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누가 부자인지 누가 윗사람인지보다 누가 어렵고 힘들게 세상을 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부자는 계속 떠들고 라자로는 정작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도 부자는 늘 시끄럽고 혼자 말하고 혼자 모든 것을 정합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들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항상 자신들의 이름을 기억시키고 드러냅니다. 그러나 자신을 따르는 이들의 이름을 알지는 못합니다. 혹시라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하면 다를지도 모릅니다. 부자는 그 소수의 기쁨을 누리고 다수의 라자로는 이름도 없이 그저 그런 삶을 침묵한 채 살아갑니다. 그들이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말을 아무도 듣지 않기 때문에 라자로는 천국에서 조차 아브라함 할아버지에 안겨 있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불행한 처지에 있지만 부자는 그래도 깨달음을 얻은 듯 보입니다. 자신이 안되면 가족들이라도 구해보려 애를 씁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고 그 가족들도 별 수 없이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을 부자는 알게 되었을 겁니다. 


 

아브라함의 목소리로 전달되는 하느님의 뜻은 분명했습니다. 라자로가 모든 것의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모세와 예언자들이 전해준 하느님의 뜻은 '사랑하라'는 계명이었고 그 계명의 첫번째 지점에는 늘 라자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지식이 부족했음이 아니라 실천하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부자는 억울했을 겁니다. 지금의 부자들은 그 억울함을 더 잘 이해했을 겁니다. 그 부자가 라자로를 돕지 않았다는 것이 율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못했을테니 말입니다. 라자로가 그렇게 된 것은 부모의 탓일수도 또 그의 불행일 수도 있고, 부자가 도와주고의 여부는 선택의 문제지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고 그는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는 그가 그곳으로 간 이유에서 그의 죄를 묻지 않으십니다. 그는 단지 세상에서 '좋은 것들을 받았다'는 것이 이유의 전부였습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천해야 할 행동을 해야 합니다. 혹여 나는 부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도 참기 바랍니다. 우리가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바로 '라자로'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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