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우리는 ‘회개’를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회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죄’의 본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 전체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진리는, 주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에 창조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창조주 하느님이 계시고 그 아래에 그분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이 존재하며, 세상의 모든 재물은 그 아래에 자리하는 질서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은 이 질서가 완전히 뒤집어진 세상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재물이 인간의 머리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것입니다 .
사실 죄의 본성은 하느님 아닌 다른 무엇이 그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창조질서가 전도된 상황이 개인이나 사회적 죄의 근원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고 안에서 죄는 주일미사에 빠지고 금육일에 고기를 먹은 것 등의 세세한 계명 준수 차원으로 좁혀지고 말았습니다. 계명 준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우리가 진정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모시고 사는가 하는 것입니다 .
죄의 본성이 그렇다면, “회개는 하느님께 하느님의 자리를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닌 다른 무엇이 내 머리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살피고, 뒤바뀐 질서를 바로 잡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 삶의 참 의미가 되살아나고, 흐트러진 삶의 질서가 바로 잡힙니다 .
나는 과연 하느님께 하느님의 자리를 돌려드리고 있는가? 하느님 아닌 다른 무엇이 그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 스승은 한 분뿐이시다. 너희는 아버지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 아버지는 한 분뿐이시다 .”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아침입니다. 사순시기 성무일도의 아침기도에는, 독서 후 응송으로 항상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읊습니다. “사냥꾼의 올무에서 주님께서 너를 구하여 주시리라. 모진 괴질에서 주님께서 너를 구하여 주시리라.” 오늘 아침기도를 드리면서 이 대목이 새삼 절실히 느껴집니다. 코로나19라는 모진 괴질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도우심이 함께하기를!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 실업자와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