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제 신부(명촌성당 주임)
마태 3,13-17




 

이룸”(성취)말고 만남”(자비)이 전부인 삶

 

 

우리가 종종 전쟁 같은 도심 생활 속에 살다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다시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자신도 상처를 입으며 살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면 도무지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자책하며 용서하지 못하는 못난 인간으로 전락하곤 합니다. 이런 일을 겪다보면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용서하고 화해하는 일이 인간의 힘만으로는 매우 힘들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용서! 화해! 사랑!은 애초에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 원래부터 하느님 자비의 영역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더러, 이 하느님 영역에 도전하거나, 더 큰 상처를 입는가하면 더 위축되고 좌절과 미움만 쌓여 극단적으로 다중인격자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예 용서와 화해를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 주님 세례 축일은 그 답을 우리에게 제시합니다. 예수님의 세례! 세례의 의미가 답이라 십니다. “용서와 화해하려고 부족한 우리 힘 소진하지 말고, 내가 우리가 처음부터 하느님 자비 안에 사랑받는 존재임을 먼저 깨닫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네게 처음부터! 어머니 모태 때부터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 네가 쉬고 있는 들숨과 날숨, 한 숨조차도 하느님의 숨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받은 상처 생각 말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서로 입고 입힌 상처를 어루만지고 쓰담쓰담 위로해 주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나 때문에 입은 다른 교우의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이며, 곧 나 자신의 상처입니다. 그 상처는 우리의 힘으로만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다른 교우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기억해 낼 때! 비로소 치유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 세례는 이렇게 지금 나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는 성사이며 묻거나 따지지 않고, 조건을 걸지 않고 거저 주시는 성사인 것입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는 예수님 세례와 같이, 하느님의 자녀가 아닌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 주는 마술이 아니라 우리가 본래부터 하느님의 아들, 딸임을 일깨워 주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이 깨달음을 통해 우주의 먼지같은 존재인 우리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과 온전히 만나게 되고, 이 만남을 통해 우리는 생명과 평화를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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