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대 신부(호계성당 주임)
마태 4,12-17.23-25





 



  

예루살렘이 아닌 카파르나움?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어제 주일, 우리 교회는 예수님 성탄의 기쁨과 경자년 새해의 희망이 아우러진 가운데 주님공현대축일을 지냈습니다. 별의 인도를 받은 동방의 박사들이 베들레헴 구유까지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 황금과 유황과 몰약의 선물과 함께 경배를 드린 사건을 계기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온 세상에 공적으로 드러났음을 경축하는 날이었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의 1년 전례력은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로 시작하여, 성탄시기, 연중시기, 사순시기, 부활시기, 그리고 다시 연중시기로 마감하게 됩니다. 한해 전례력 전체를 견인하는 두 가지 중요한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성탄대축일이며, 다른 하나는 주님의 부활대축일입니다. 부활대축일은 매년 춘분이 지나 만월 다음에 오는 첫 주일로 정해집니다. 성탄시기는 1225일 주님성탄대축일부터 1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정점으로 주님공현대축일과 그 다음 주일인 주님세례축일로 마감하고, 연중시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번 주간의 전례독서는 예수님의 성탄으로 말미암아 우리 가운데 도래한 하느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보여줍니다. 우선 이 나라를 맞이하기 위한 조건은 회개입니다. 회개는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서는 것입니다. 나에게 잘못이 뭐 있나? 없는데 하고 생각하시는 분은 그냥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이번 주간에 성인으로 성장한 예수님께서 본격적으로 공생활을 시작하시는 시점까지 예수는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을까?” 하는 묵상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입니다. 한 아기가 갑자기 어른이 될 수 없듯이, 예수님도 부모로부터 어떠한 가정교육을 받았으며, 어떠한 환경과 영향을 통하여 성인으로 성장하였는지, 하느님 아들로서의 어떻게 자의식을 키워나갔으며, 세상구원을 위한 가치관과 생활철학을 만들어갔는가 하는 점들을 묵상하는 것은 우리 영성에도 대단히 유익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과 첫 선교여행에 관한 보도를 들려줍니다. 세례자 요한의 활동이 헤로데 영주에 의해 강제로 중단되자 예수님께서 활동을 시작하셨다는 내용입니다. 그전에 예수님께서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을 떠나 세례자 요한에게 가서 세례를 받으시고, 유다의 어느 광야에서 40일간 지내시면서 활동의 때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요한이 잡혀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갈릴래아 지방으로 가셔서 고향이 아닌 카파르나움이라는 마을을 활동의 거점으로 잡으셨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이스라엘은 크게 북서쪽의 갈릴래아 지방, 그 아래 사마리아 지방, 그리고 남쪽의 유다 지방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왜 유다 지방이 아니라 갈릴래아 지방이며, 왜 예루살렘이 아니라 카파르나움이었을까요? “갈릴래아에서 올리브를 재배하는 것이 유다에서 한 아이를 기르는 것보다 쉽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갈릴래아 지방은 원래부터 비옥한 땅이었습니다. 여호수아기를 보면,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한 후 12지파 중에서 즈불룬과 납탈리 지파가 이곳을 차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원전 933년에 나라가 북왕조와 남왕조로 분열되고, 기원전 721년 아시리아의 침공으로 북왕조가 멸망하면서 이 지역은 이방인의 땅이 되었고 어두움이 드리운 땅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곳으로 오심으로써 이사야 예언자의 말대로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며,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오른다.”(이사 8,23-9,1)는 예언이 성취된 것입니다. 여기서 바다는 지중해가 아니라 갈릴애아 호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곳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 선포되고 하느님 나라의 빛이 비치기 시작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빛은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으로 찾아왔고, 말씀과 기적은 곧 도래한 세상구원의 표징이 될 것입니다.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여러분도 하느님의 나라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시지요? 아직 가 본적이 없어 모른다고만 말씀하시겠습니까? 사람들이 기쁜 소식을 듣고, 마귀에 사로잡힌 자들이 제 모습을 찾으며, 온갖 병고와 삶의 무게에 허덕이는 자들이 치유를 받고 안식을 얻게 된다면, 이는 분명 하느님 나라의 한 가닥 모습일 것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이를 실천하고자 매일 매일 애쓰시는 예수님과 함께 하는 새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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