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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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문화가 성탄 이야기에서 성모님에 관심을 모을 때 침묵에 가까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그의 존재는 사실 이 탄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으나 하느님과 천사, 그리고 소중한 순명의 이야기에 가려져 버린 모습입니다. 그 주인공은 이후에도 자신의 이름보다 '양부'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인 '요셉'입니다. 다윗의 후손이었던 요셉은 나자렛에서 목수로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이에게 마리아의 임신은 축복이었고 소중한 하느님의 부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처음부터 그 소중한 사업에 배제된 듯 보입니다. 천사는 그를 찾아오지 않았고 아내가 될 마리아에게 일어난 엄청난 사실은 그를 수치스럽게 하는 소문으로 들려 왔기 때문입니다. 


 

요셉의 결정은 누구와도 상의되지 못합니다. 자신의 가족과도 상의할 수 없는 일. 자신에게 미래를 약속한 이가 자신과 의논 없이 완전히 다른 길을 가기로 했고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진 상황에 놓인 요셉입니다. 그는 의롭게 사는 사람이어서 이 일을 알려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그럼에도 그 한 사람과 그에 엮어 있는 일을 밖으로 드러낼 수도 없다고 고민하는 중이었습니다. 억울함에 놓인 상황 분노와 의심, 그리고 어떻게 결론을 내도 자신에게 좋을리 없는 상황에 놓인 한 사람을 봅니다. 


 

주님 탄생의 배경은 모두에게 소중하고 화려한 모습이지만 유독 한 사람에게는 지독한 상황으로 주어졌습니다. 만약에라는 희망적인 가정은 주어지지 않은 한 사람은 스스로 이 모든 것에 고민하고 판단하며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 때 그는 자신의 평생 신념을 꺽는 선택을 합니다. 그는 단 한 번 의롭지 않기로 합니다. 이유는 자신이 약속한 한 사람을 위해서였습니다.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를 놓아주는 선택을 하는 요셉에게 이 선택은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는 어떤 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에게 붙어다닐 이상한 꼬리표를 감내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때 천사가 나타납니다. 그의 결심이 이루어졌을 때 천사가 나타나 이 모든 일을 설명해줍니다. 하느님이 좀 짖굳긴 하셔도 어떤 면에선 하느님이 성모님만큼 사랑하신 것이 요셉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이 모든 상황을 요셉처럼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며 실천한다면 우리는 이미 구원의 세상에 가까운 곳일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의 뜻을 품은 어머니. 그리고 그 분에게 생긴 비밀. 그리고 그 비밀의 사정을 모르는 아버지. 그리고 그 침묵 속에 내린 판단 속에 하느님이 우리 안에 오셨습니다. 성탄은 그렇게 선한 침묵 속에 사람과 세상을 위한 부모 속에서 드러났습니다. 


 

요셉의 침묵과 판단을 본받는 하루여도 좋을 듯 싶습니다. 모두에게 일어난 수많은 불행과 불행 속에서 우리가 내려야 할 판단이 딱 그처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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