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와 양

by 초롱 posted Dec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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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출처 :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평위 위원장이신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의 묵상글 중에서 
 
제목 : <목자와 양>
양 백 마리가 있었어요
아흔아홉 마리가 한 마리를 쫓아냈어요
아흔아홉 마리는 여느 때처럼 평화로웠어요
쫓겨난 한 마리는 길 잃고 헤매었어요
 
목자가 있었어요
양 백 마리를 하나하나 똑같이 사랑했어요
제 곁에 있는 아흔아홉 마리보다
사라진 한 마리가 눈에 밟혔어요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한 마리를 찾아 나섰어요
아흔아홉 마리보다
되찾은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했어요

 
양 아흔아홉 마리가 있었어요
함께해야 하는 한 마리를 쫓아내고
오히려 기뻤어요
목자 곁에서
자기들끼리 행복하게 살고 싶었어요
자신들이 쫓아낸 한 마리를
찾아 나선 목자를 보았어요
자신들이 쫓아낸 한 마리를
찾고 기뻐하는 목자를 보았어요
한 마리를 쫓아내고 기뻐하던 자신들이
부끄러웠어요
자신들이 쫓아낸 한 마리를 다시 받아들였어요
다시 백 마리... 온전히 하나가 되었어요
 
양 한 마리가 있었어요
이유 없이 아흔아홉 마리에게 쫓겨났어요
길을 잃고 헤매며 죽을 것 같았어요
죽을힘을 다해 자신을 찾던 목자를 만났어요
자신을 찾고 기쁨의 눈물 흘리던
목자를 보았어요
목자를 보고
자신을 쫓아낸 아흔아홉을 용서했어요
다시 백 마리... 온전히 하나가 되었어요
 
누군가는 쫓아내는 세상에서
누군가는 쫓겨나는 세상에서
목자가 절실해요
바로 내가 목자이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