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찬 신부(부산가톨릭의료원장)
루카 12,13-21




 


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새로운 하루가 열렸습니다. 이 하루를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를 것입니다. 물론 필요한 것이 곧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경우에도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물질일 것입니다. 육체를 지니고 유지하며 육체를 통해 자신을 구현하는 존재인 인간에게 물질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은 실체가 전혀 없는 넋두리일 뿐입니다. 정신과 마음이 무엇을 꿈꾸고 주장하든 육체는 이런 주장조차 물질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음식이라는 물질이 끊어지면 인간생명은 쓰러집니다. 그래서 살고자 하는 인간은 자기 생명을 지속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을 선택하려고 애를 씁니다. 하여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물질, 다른 말로 재산, 재화, 한마디로 돈이야말로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 돈과 관련하여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가르침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중대한 가르침입니다. ! 성경의 다른 표현으로 맘몬입니다. 마태오복음 424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예수님 시대에도, 그리고 그 이전과 그 이후에도 사람들은 재물이 귀신도 부릴 수 있는 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돈은 그야말로 최고의 신이고 주인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들에게는 재물이 첫 번째 섬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하느님이라고 불리는 신앙의 대상조차, 진짜 주인인 재물님을 위해 동원하고 이용해야할 한낱 종으로 여겼습니다.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고 기도를 바치는 것도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의 지적에 따르면, 그들은 재물은 극진히 받들고 하느님은 업신여겼습니다.
 

! 재물을 주인으로 섬기고 하느님을 비롯한 다른 존재들을 종으로 여기는 태도를 지니는 사람은 어떤 인생의 이야기를 풀어갈까요. 주인공이 재물이고 나머지는 전부 하찮은 조연이나 단역에 불과한 세상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 가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어둠이 짙은 세상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여 일류학교에 진학하고 경력을 관리하여 좋은 직업과 일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것, 그야말로 피땀 흘려 추구하는 삶의 최종 목적에 돈이 주인으로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물음을 진지하게 해보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재산분배, 재산축적의 문제, 거기에 자신이 승리자가 되려는 탐욕을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물질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재물이냐 하느님이냐, 둘 중의 하나는 선택하고 다른 하나는 포기하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재물을 포기하는 것은 생명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문제 삼는 부분은 자신을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모습, 다시 말해서 재물을 하느님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는 어리석음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귀한 생명을 받았지 돈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인생살이를 마감할 때 돈을 지니고 하느님께 가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근본적인 상태이자 실존적인 처지입니다. 물론 이 세상을 사는 동안 재물은 매우 필요하고 소중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프란시스 베이컨이란 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돈은 최악의 주인이며, 최상의 하인이다.돈을 주인으로 받들며 사는 사람은 돈의 극악한 횡포로 괴로워하겠지만, 돈을 훌륭한 하인으로 잘 다루며 좋은 관계를 맺으면 삶은 참으로 평안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물질의 세계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물질의 세계에서 하루를 마감할 것입니다. 이 물질의 세계에서 우리를 오직 물질의 존재로만 대하는 강력한 힘이 우리를 제압하거나 유혹합니다. 우리는 거센 파도와 같은 이 엄청난 힘 앞에서 자주 무력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파도에 굴하지 않고 헤쳐 가며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배처럼 오늘도 우리를 인도하는 하느님의 도우심에 의탁하며 참된 주인이 누구인지를 자각하며 힘차게 하루를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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