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무리든 그 나름대로의 고유한 법칙이 있습니다. 꿀벌은 꿀벌 무리의 법칙을 따라야 하고, 기러기는 기러기 무리의 법칙을 따라야 합니다. 꿀벌이 기러기의 법칙을 따르면 더 이상 꿀벌 무리에 속할 수 없습니다. 무리에 속하여 얻는 이득을 위하여 그 무리가 요구하는 법을 지켜야만 하는 것입니다.그런데 그 법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개미의 경우, 무리를 유지하려면 열심히 일하는 3%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기러기의 경우라면,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야 하기에 한 마리도 게을러서는 안 됩니다. 인간 공동체는 더한 법칙의 준수를 요구합니다. 부모는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보살펴야 하고, 자녀는 부모를 존경하며 자기 본분을 다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노력을 하기 싫으면 혼자 살면 됩니다. 그러나 공동체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해야 합니다.예수님께서는 세상에 당신 가족 공동체를 만드시려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사랑의 법칙’을 따르는 이들만이 당신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이 뜻입니다.이 말씀 안에는 성모님을 본받으라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고백하셨고,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는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말씀에 언제나 순종하는 겸손한 종이셨고, 또한 당신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신 어머니이십니다. 하느님 가족 공동체에 들어가는 데 가장 완벽한 모범은 성모님이십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