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우리는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잘 압니다. 사과나무는 많은 열매를 맺어 소년에게 돈을 벌게 하고, 가지를 잘라 집을 짓게 했으며, 줄기를 잘라 배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앉아 쉴 곳이 없자 자신의 그루터기도 내어 줍니다.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고 하십니다. 또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원수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오늘 독서에 그 답이 나옵니다. 바오로 사도는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라고 말하며, 이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라고 말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용서도 가능하게 만듭니다.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로 용서를 받았으니 그것에 감사하면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됩니다. 카인은 하느님께 모든 것을 받고도 감사하지 않아 아벨을 죽였습니다. 그래서 감사와 찬미가 없는 사람은 용서는커녕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아낌없이 주는 나무에게 감사하는 소년은 자비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거저 얻은 것으로 돈을 벌었고 집을 지었고 여행을 떠났으며 쉬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자신의 것을 가져가더라도 자신도 그렇게 받았기에 단죄할 수 없습니다.받은 것에 감사하는 만큼 자비로울 수 있습니다. 감사하니 원수까지 용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용서하려 노력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감사하고자 노력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구원을 위하여 꼭 필요한 감정이 감사하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감정을 주시려고 미사 때마다 아드님께서 끊임없이 당신 살과 피를 내어 주시는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