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치유가 불가능한 두 여인을 되살리십니다. 하나는 회당장의 딸로 죽었다가 되살아나고, 또 하나는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자로 예수님 옷자락 술에 손을 대었다가 치유받게 됩니다. 두 기적 이야기 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는 ‘믿음’입니다. 그런데 조금 차이도 있습니다. 회당장의 딸은 아버지의 믿음 덕분에 되살아났고, 혈루증을 앓던 여인은 자신의 믿음 덕분에 살아납니다.
또한, 회당장의 경우는 예수님께 직접 믿음을 고백하며 치유해 달라고 청하지만, 혈루증 여인은 소심한 듯 마음속으로 믿음을 드러냅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에게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이 구원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믿음이 단순한 치유를 넘어 구원을 가져다줌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1독서에서 야곱은 에사우를 피하여 하란으로 도망치다가 꿈속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땅과 자손에 대한 약속을 처음 듣게 됩니다. 아브라함, 이사악에게 주어졌던 약속이 야곱에게 주어지는 순간입니다. 야곱은 주님의 현존을 깨닫고 그곳을 베텔, 곧 “하느님의 집”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을 만나는 성소, 곧 성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요한 3,21; 묵시 21,22 참조).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의 약속이 이루어졌음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구원을 얻게 된 우리에게 오늘도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