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바빌론 유배를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평화와 위로를 예언합니다. 하느님께서 예루살렘에 위로와 평화를 주시면, 주님의 종들이 그분의 손길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모든 민족과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이 예루살렘으로 모여 와서 주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이사 66,18 참조).
그러나 원수들에게는 하느님의 진노가 닥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불로 그들을 심판하실 것입니다(이사 66,14-17 참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 시간, 곧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였음을, 드디어 주님의 평화가 내렸음을 선포하라고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제자들은 기쁜 소식을 전하며, 마귀들마저 복종시킵니다.
하느님께서 위로와 평화를 주시는 것은 우리의 노력이나 공로 덕분이 아니라, 당신의 무상적인 은총 덕분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에는 여전히 율법을 철저히 지켜야지만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구원된다는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을 탐탁하지 않게 여기곤 하였습니다.
이에 바오로 사도는 제2독서에서 할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통한 새 창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거저 의롭게 되고, 거저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거부하고, 스스로 구원을 얻고자 한다면 결국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모든 율법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지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거저 낙인을 받았음을, 하느님께서는 우리 이름을 당신 책에 거저 적어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 사람으로 합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